출시 반년 만에 중고 시장 1위?…아이폰17 프맥 '조기 이탈'이 남긴 경고

기사등록 2026/02/19 11:17:21 최종수정 2026/02/19 12:08:24

아이폰17 프로 맥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점유율 11.5%로 1위

전작 대비 '혁신 부재' 영향?…아이폰18 프로 라인업 변화 필요 전망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9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애플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5.09.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의 최신·최고 사양 플래그십인 '아이폰17 프로 맥스'가 출시된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중고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높은 판매량과는 별개로 제품을 구매한 초기 충성 고객들 사이에서 '전작과 다를 바 없다'는 실망감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9일 글로벌 중고 IT 기기 거래 플랫폼 '셀셀(sellcell)'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최근 중고 보상 판매(트레이드인) 시장에서 상위 20위권 기기 중 11.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단일 모델 기준 1위에 등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5.1%였던 점유율이 약 12주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결과다.

수치상으로 봐도 아이폰17 프로 맥스의 중고 시장 점령은 가파르다. 올해 1월5일 7.7%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말 9.5%로 올라섰고, 이달 들어 결국 10%의 벽을 넘었다. 아이폰15 프로 맥스(7.3%)나 아이폰14 프로 맥스(7.3%) 등 구형 모델들의 거래 비중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중고 시장에 유입된 아이폰17 프로 맥스 제품의 86%가 '최상(Mint)' 또는 '양호(Good)' 상태라는 점은 기기의 물리적 수명이 다해서가 아니라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조기에 사용을 포기했음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이폰17 시리즈의 '혁신 부재'가 낳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17 프로 맥스는 최신 A19 프로 칩과 6.9인치 대화면을 갖췄지만,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전작인 아이폰16 프로 맥스와의 체감상 차별화가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즉 비싼 값을 지불하고 최신 기기로 갈아탄 보람을 느끼지 못한 소비자들이 '굳이 이 모델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 또한 "아이폰17 프로 맥스가 실패작인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아이폰17 프로 맥스의 매력이 아이폰16 프로 맥스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약화됐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30일 동안 중고 보상 판매(트레이드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위 20개 스마트폰 모델. (사진=셀셀) *재판매 및 DB 금지
폰아레나의 분석대로 아이폰17 시리즈는 실패작은 커녕 성공작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아이폰17 시리즈 출시 이후 애플의 아이폰 분기 매출은 아이폰17의 초기 판매 호조와 중국 시장 내 강력한 반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23% 급증한 약 852억6900만 달러(총 매출 143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이폰17 프로 맥스의 가치 보존력은 여전히 높다. 출시 후 약 145일간 가치 하락률은 25.4%로, 전작인 아이폰16 프로 맥스(32.5%)보다 7%포인트 이상 낮다. 현재 최상급 상태의 아이폰17 프로 맥스 평균 재판매 가격은 약 967.50달러(약 14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폰17 프로 맥스의 출고 시작가는 1199달러(한국 시작가 199만원)였다. 이처럼 높은 재판매 가격이 보상 판매를 빠르게 촉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재테크' 관점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면 아무리 중고가가 높더라도 기기를 처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높은 잔존 가치는 실망한 사용자들이 큰 손해 없이 iOS 생태계 내의 하위 모델이나 이전 세대로 '안전하게 후퇴'할 수 있게 돕는 탈출구가 된 셈이다.

폰아레나 또한 아이폰17 프로 맥스를 처분한 이들 중 상당수가 더 저렴한 아이폰17 프로나 일반 모델, 혹은 중고가가 안정된 아이폰16 시리즈 등으로 하향 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는 애플 입장에서는 당장의 판매 수익을 올렸을지언정, 플래그십 모델이 가져야 할 '사용자 리텐션(유지)' 측면에서는 명백한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내년 출시를 앞둔 아이폰18 시리즈에 적지 않은 과제를 던진다. 아이폰17 시리즈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고 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난 '조기 이탈' 현상은 애플의 혁신 속도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피드백이기 때문이다.

아이폰18 시리즈가 전작의 사양을 답습하거나 가격 인상에만 매몰될 경우 고가 라인업의 사용자 이탈이 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아이폰18 시리즈부터는 출시 전략이 바뀔 것으로 전망되면서 프로 라인업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올 하반기 아이폰18 프로 라인업만 출시되고 일반 모델은 내년 초 출시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폰18 프로 맥스마저 전작처럼 구매 후 몇 달 이상의 사용자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애플에게도 분명한 적신호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차기작에서 단순한 하드웨어 수치 개선을 넘어,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아이폰18 프로 맥스가 과도한 가격 인상 없이 더 의미 있는 업그레이드를 선보인다면 사용자 유지력에 대한 고민은 의외로 빨리 해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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