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20년 전 발견"…치매, 혈액으로 조기 진단 가능성

기사등록 2026/02/19 03:22:00
[서울=뉴시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는 2020년 27만7245명에서 2024년 33만2464명으로 약 20% 늘었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2026.0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치매를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에 발견할 수 있는 혈액검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조기 진단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질병을 찾아내 조기에 개입하는 것이 알츠하이머 대응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년 7만5000명 이상이 치매로 사망하며, 환자 수는 약 100만 명에 이른다. 치매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보다 더 많은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건망증이나 혼란 등의 초기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환자 4명 중 1명은 증상이 나타난 뒤 2년 이상 지나서야 의료기관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츠하이머 진단은 기억력·인지 기능 검사와 함께 MRI·PET 촬영으로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 단백질 침착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개발 중인 혈액검사는 보다 간편하게, 그리고 훨씬 이른 시점에 질병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초기 알츠하이머의 염증과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ACU193+)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학술지 '알츠하이머 앤 디멘시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단백질은 증상이 나타나기 약 20년 전부터 혈액에서 검출될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리처드 실버먼 노스웨스턴대 화학과 교수는 "증상이 보일 때는 이미 상당한 신경 손상이 진행된 상태"라며 "조기 진단과 질병 진행을 멈출 수 있는 약물 개발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혈액검사인 ‘루미펄스 검사’는 pTau217이라는 단백질을 측정한다. 이 단백질은 뇌 속 타우 엉킴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 알츠하이머의 대표적 병리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에서는 이미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해당 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이 검사가 10억분의 1 수준의 극미량 단백질도 검출할 만큼 민감하다고 밝혔다.

치료제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기존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는 증상 완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완치 효과는 없다. 최근 개발된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은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보였으나, 비용 대비 효과와 부작용 우려로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 의료체계 도입이 보류된 상태다.

한편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운동신경세포 질환 치료제로 개발된 신약 ‘NU-9’가 동물실험에서 독성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이 알츠하이머 예방 또는 발병 지연 효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리처드 오클리 알츠하이머협회 연구·혁신 부국장은 노스웨스턴대가 개발 중인 혈액 검사 등이 일상적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검사들은 알츠하이머 진단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며 "현재 정확한 진단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영국 치매 환자 3명 중 1명은 진단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조기·정확한 진단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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