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 전년比 6.6%↓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
"AI 도입 빠르게 진행…신규 인력 채용 줄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 증가세 이어가
고령 인구 확대 따른 돌봄·의료서비스 수요↑
그런데 최근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입니다. 고령화와 AI가 고용시장을 재편하면서 전문·기술직 고용 둔화와 돌봄 중심 고용 확대라는 상반된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1일 발표한 '2026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만8000명 감소(-6.6%)했습니다.
이는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고용은 비교적 견조한 증가 흐름을 보였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정체·감소세는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지난해 1월 전년 대비 9만8000명(7.1%) 증가했지만, 2월 8만명(5.7%), 3월 3만7000명(2.6%)에는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습니다.
이어 4월 11만3000명(8.1%), 5월 11만7000명(8.4%)으로 다시 확대되며 일시적인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하반기에 접어든 6월 10만2000명(7.3%), 7월 9만1000명(6.5%)으로 재차 둔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 같은 둔화 기조는 결국 감소 전환까지 이어졌습니다. 8월 3만1000명(2.2%), 9월 2만9000명(2.0%)까지 줄어들었고, 10월에는 2000명(-0.1%) 줄어들며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11월 2000명 증가(0.1%)로 일시 반등했지만, 12월에는 5만6000명 감소(-3.8%)로 감소 폭이 다시 확대되며 증가→둔화→감소 전환이라는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이는 AI 확산과 디지털 전환이 전문·기술직 고용 구조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전문·서비스업 일부 분야에서는 AI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인력 채용에 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초 분석이나 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직무 구조가 변화하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됩니다. 기업들이 단순 업무나 기초 분석 영역에서 인력 충원 대신 자동화 도입을 우선 검토하면서, 신입 채용 문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IT 업계 취업준비생 김모(29)씨는 "과거에는 인턴 경험을 쌓으면 개발자 신입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채용 규모 자체가 줄어든 느낌"이라며 "AI가 코드 작성 보조나 문서 정리 업무를 대신하면서 신입이 맡을 역할이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변호사나 회계사 같은 전문직마저 AI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AI 확산은 특정 직업을 대체하기보다 직무의 구성과 역할을 재편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전문직 역시 반복적 업무가 줄어드는 대신 고부가가치 업무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면서 초기 고용 진입 문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5000명(6.6%) 증가했습니다.
전체 산업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이 같은 보건·복지 고용은 지난해 내내 뚜렷한 증가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2025년 1월 전년 대비 11만9000명(4.4%) 증가한 데 이어 2월 19만2000명(6.7%), 3월 21만2000명(7.3%), 4월 21만8000명(7.3%), 5월 23만3000명(7.7%)으로 확대됐습니다.
이후 6월 21만6000명(7.2%), 7월 26만3000명(8.7%), 8월과 9월 각각 30만4000명(10.2%·10.1%), 10월 28만명(9.2%), 11월 28만1000명(9.3%), 12월 22만명(8.1%)을 기록하며 연중 내내 20만~30만명 수준의 증가세가 이어졌습니다.
이는 고령 인구 확대에 따른 돌봄·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가 구조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간병·요양·사회복지 등 대면 서비스 일자리는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꾸준히 늘어나는 특성이 있습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고령화 진전에 따라 보건·복지 분야 인력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노동시장에서는 직무 재훈련과 산업 간 인력 이동 지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령화와 AI는 더 이상 개별 현상이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를 동시에 흔드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돌봄 중심 고용 확대와 전문·기술직 재편이라는 흐름이 맞물리며 일자리 지형 자체가 바뀌는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재교육과 직무 전환을 뒷받침하는 정책 대응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산업 간 인력 수요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직무 재훈련과 전환 지원, 미래 수요 분야 중심의 인력 양성 정책을 통해 노동시장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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