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호텔 등에서 1억 전달…진술이 중요 증거"
법조계 "진술 신빙성, 정황 증거 있으면 구속 가능"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경찰이 '1억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혐의 소명 근거로 관련자 진술을 제시했다.
진술 중심의 입증 구조가 향후 강 의원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과 법원 구속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강 의원 구속영장 신청서에 "공여, 수수된 금원이 현금 1억원이고 전달 경위가 호텔, 자택 등 비공개 장소에서 이뤄졌다"며 "직접증거가 제한적인 구조이므로, 관련자들의 진술이 사실상 중요한 증거"라고 적시했다.
이번 수사가 진술 증거에 상당 부분 의존한 만큼, 체포동의안 가결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은 법원 판단과 달리 정치적 요소가 고려될 수 있는 절차여서 부족한 물증이 표결 과정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0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친전을 통해 "이런 일로 의원님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고, 불찰"이라며 "1억은 정치생명과 제 인생을 걸 만한 어떤 가치도 없다"고 해명했다.
체포동의안 표결을 염두에 둔 여론전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영장실질심사로 넘어가면 물증 제약이 구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의 구속 판단은 범죄 혐의 입증과 함께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진술 신빙성이 높고, 정황 증거가 뒷받침된다면 (물증 제약이) 구속 여부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증거 인멸 혹은 도주 우려가 하나만 있어도 구속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이란 중대 범죄인 점까지 고려하면 구속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경찰은 강 의원 구속영장 신청서에 구체적인 증거 인멸 정황을 사유로 제시하며 구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공간이 청소 및 정리정돈이 돼 있는 상태인 점, 통상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전화·PC·노트북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 강 의원이 SNS를 활용해 말 맞추기를 시도하거나 압박한 정황 등을 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일반 사건에서 진술 증거만 있으면 구속에 부정적 영향이 있지만 사안이 중대한 정치 사건은 경우가 다르다"며 "정치 사건은 정치적 파장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순수하게 법리대로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2일 국회에 보고됐다.
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어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의원 체포동의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한다.
체포동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 시한을 넘기면 그다음 열리는 첫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이에 설 연휴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가결되면 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정해지고, 부결되면 법원은 심문 없이 영장을 기각한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경찰 조사에 출석하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했다.
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용산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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