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의장·공정위원장 부의장…상반기 집중 가동
독과점·담합·유통 전방위 점검…할당관세 부정수급 단속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서민 체감물가를 끌어올리는 담합·독과점 구조와 유통 단계 문제를 전면 점검하기 위해 장관급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장관급 상설 물가 TF 가동은 이명박 정부 이후 약 15년 만이다.
1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의장으로 하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출범시켰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의장을 맡고, 이슈 품목·분야별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수시로 참여하는 구조다.
이번 TF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물가를 집중 관리하는 범정부 TF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우선 상반기 동안 TF를 집중 가동하고, 필요할 경우 운영을 연장할 방침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경제부총리 주재의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상설화하고, 이른바 '빵 과장·라면 사무관'처럼 서민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지정해 전담 관리한 바 있다.
다만 이번 TF는 특정 품목 관리보다는 담합·독과점·불공정거래 등 구조적 요인 점검에 초점을 둔 점이 다르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장관급 물가회의는 수시로 있었지만, 이번처럼 3개 점검팀을 두고 역할을 명확히 나눠 범정부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한 것은 다르다. 특히 부총리가 의장을, 공정거래위원장이 부의장을 맡는 구조는 과거와 다른 형태"라며, "과거에는 부처별로 개별 대응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될 경우 공정위·검찰·경찰과 즉시 연계하는 통합 대응 체계를 갖춘 점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으로 둔화했음에도 서민의 체감물가 부담은 여전하다고 보고 관련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집중 점검에 나선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0%로 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기록했지만, 최근 5년간 소비자물가는 1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농축수산물은 21.4%, 가공식품은 24.8%, 외식은 25.3% 올라 민생 부담은 가중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특히 독과점 구조를 악용한 담합, 사재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비효율적 유통구조가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웠다고 보고 이를 중점 점검 대상으로 삼는다.
TF는 ▲불공정거래 점검 ▲정책지원 부정수급 점검 ▲유통구조 점검 등 3개 분야로 나눠 운영된다. 불공정거래 점검팀은 공정위 부위원장이 주도하고 법무부·검찰청·경찰청 등이 참여해 담합과 경쟁 제한 행위를 단속한다. 정책지원 부정수급 점검팀은 재경부 1차관이 중심이 돼 할당관세, 할인 지원, 정부 비축 물량 방출 과정에서의 부정수급 여부를 점검한다. 유통구조 점검팀은 농식품부 차관 주도로 주요 품목의 유통 단계 실태조사와 가격 정보 공개 확대를 추진한다.
정부는 TF가 제시한 과제를 각 점검팀이 검토·조사한 뒤, 결과를 다시 TF에서 발표하는 3단계 구조로 운영해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몇몇 사업자들이 불공정한 담합이나 제도를 악용해 이익을 편취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며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와 수사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파격적으로 20년 간 사문화됐던 '가격재결정 명령'을 다시 발동한다는 방침이다.
담합·독과점 행위가 적발될 경우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른 과징금·형사처벌과 함께 이 대통령이 지시한 '가격 재결정 명령' 제도의 재가동도 검토한다. 이는 시정명령을 통해 가격을 담합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하도록 하는 조치다.
정부는 최근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밀가루·설탕 등 가공식품과 쌀·계란 등 신선식품 등을 놓고 강도 높은 점검을 추진해왔다. 또 할당관세로 낮아진 관세 효과가 통관·유통 단계에서 신속히 시장 가격에 반영되도록 할당 추천제도 개선 등 보완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국민 여러분의 장바구니 무게를 확실하게 덜어드릴 수 있도록 상반기 중 TF를 집중 가동해 시장 질서를 회복하고 체감물가를 낮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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