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설정 안 바꾸면 개인정보 강제 수집?"…느닷없는 약관 논란에 카카오 곤혹

기사등록 2026/02/11 13:50:19 최종수정 2026/02/11 14:54:24

AI 서비스 약관 문구 두고 '사생활 정보 수집' 논란

설정 변경 안 하면 강제 수집 주장 퍼져

카카오 "사실과 달라"…오해 커지자 조항 삭제

[서울=뉴시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주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카카오톡 개인정보 강제 수집 막는 법'을 주제로 한 글과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2026.02.11. (사진=카카오톡 및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 직장인 A씨는 평소 구독했던 한 유튜버의 숏폼 영상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카카오가 최근 이용약관을 개정했는데 2월 11일까지 카카오톡 설정을 바꾸지 않으면 모든 대화 내용이 인공지능(AI) 학습에 강제로 쓰인다"는 내용을 접했기 때문이다.

A씨는 이 유튜버가 시키는 대로 관련 설정을 허겁지겁 해제했다. 카카오가 개정하려던 약관은 향후 출시할 AI 서비스 이용에 앞서 이용자의 별도 동의를 통해서만 정보가 수집되는 구조였다. 또 유튜버가 안내한 설정 해제 항목은 이번 약관 개정과 무관한, 기존 쇼핑·광고 타깃팅용 선택 동의 사항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가 AI 서비스 도입을 위해 추진했던 이용약관 개정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라는 괴담으로 번지며 곤혹을 치렀다. 카카오는 이용자 오해를 없애고자 약관 개정을 철회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주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카카오톡 개인정보 강제 수집 막는 법'을 주제로 한 글과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이들 콘텐츠 주요 내용은 특정 날짜까지 카카오톡 내 개인정보 수집 설정을 변경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 기록 등이 AI 학습 데이터로 자동 귀속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위치 정보 수집·이용 동의 ▲프로필정보 추가 수집 동의 ▲배송지 정보 수집 동의 등을 해제하라고 전했다.

◆"오늘까지 안 바꾸면 털린다" 사실일까
[서울=뉴시스] 카카오가 이달 시행할 예정이었던 이용약관 개정안. 오는 21일 이 개정 약관은 철회될 예정이다. 2026.02.11. (사진=카카오 공지사항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논란의 시작은 카카오가 최근 발표한 이용약관 개정안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18일 '통합서비스약관'에 "서비스 이용기록과 이용패턴 등을 기계적으로 분석하거나 요약하는 등의 방법으로 활용해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 맞춤형 콘텐츠 추천과 광고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AI 서비스 도입,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 등과 관련해 필요한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약관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중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화 맥락을 읽고 요약하는 기술적 처리 과정을 약관에 투명하게 명시하려 했다.

이 약관은 지난 4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는데 개정 약관 시행일 7일 후인 11일까지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개정 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과정이 일부 이용자에게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주며 거센 반발로 이어졌다.

카카오는 "법령상 동의가 요구되는 경우 이용자의 별도 동의를 받는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여러분의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문구도 기재했다. 하지만 구독자 수백만명을 보유한 대형 유튜버까지 가세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상생활 주요 정보를 전달하며 구독자 200만여명을 모은 한 유튜버는 지난 6일 관련 영상을 게재했는데 현재 조회수 244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해제하라는 설정, 개정 약관과는 무관…이용자 오해 쌓이자 약관 '롤백'

하지만 이들이 전한 설정 해제법은 이번 개정 약관과 관련해 법적·기술적으로 접점이 없는 항목들이다. 쇼핑이나 친구 추천 등 기존 서비스를 위해 수년 전부터 존재해 온 '선택 동의' 사항이었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실제 논란과 무관한 설정을 해제하면서 편의 기능만 포기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용자 오해가 쌓이자 카카오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약관을 다시 개정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개정 취지와 다르게 개정 약관의 내용이 오해를 불러 일으켜 회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다고 판단된다"며 약관을 사실상 개정 이전으로 되돌렸다. 재개정한 약관은 오는 21일 시행된다.

회사 관계자는 "약관 개정으로 이용기록과 이용패턴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유튜브나 SNS에서 약관 개정으로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한다는 내용이 퍼졌다"며 "이용자 불안 해소를 위해 약관을 재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AI 서비스가 출시되더라도 약관과 무관하게 관련 법령에 따라 이용자의 별도 동의로 이용 기록과 이용 패턴을 활용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플랫폼의 투명성 강화 시도가 역설적으로 프라이버시 공포를 자극한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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