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중소기업…은행 연체율 9년 만에 최고

기사등록 2026/02/11 06:00:00 최종수정 2026/02/11 07:04:24

4대 은행 지난해 4분기 중기 연체율 0.45%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2일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거리에 놓인 가로등에 카드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10.1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은행들이 일제히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나선 가운데 경기 둔화세가 길어질 경우 연체율 지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45%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4분기 0.31%에서 2024년 4분기 0.41%로 뛰어오르더니 1년 만에 다시 0.0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역대 4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16년 4분기(0.59%)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0.52%), 하나은행(0.47%), 신한은행(0.42%), 국민은행(0.39%)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4분기 기준 9년 만에 가장 높은 연체율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평균 0.04%에서 0.03%로 0.01%포인트 줄어든 것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일부 수출 대기업 등 주력 산업에만 편중되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가 기업대출 연체율 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이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속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시장금리가 지속 오르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지난해 10월 3.96%까지 떨어진 뒤 11월 4.14%, 12월 4.24%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3월(4.31%)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중소기업의 빚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은행 입장에서는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서도, 연체율을 까다롭게 관리해야 하는 두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아직까지 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에 크게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47조3529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27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증가액(5조1003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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