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개정안 정부에 건의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처럼 과징금과 부담금 등 세외수입을 고의로 체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가칭 '최은순 방지법'을 추진한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세외수입을 고의로 체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세외수입 고액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 가산금 부과, 금융정보 조회가 가능하도록 하는 ▲지방행정제재부과금법 ▲금융실명법 등 2개 법률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최은순 방지법은 거액의 세외수입을 체납하고도 태연하게 살아가는 제2, 제3의 최은순을 이 땅에서 근절하기 위한 경기도의 강력한 의지"라며 "법과 제도를 정비해 이를 근본적으로 근절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외수입은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이나 개발로 발생하는 부담금처럼 공공 목적을 위해 부과되는 조세 외 수입을 말한다.
문제는 일부 체납자가 이를 내지 않고 재산을 숨기거나 해외로 나가도 현행 제도상 제재 수단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은순씨가 대표적이다. 최씨는 2013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명의신탁 계약을 통해 차명으로 사들이며 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과징금이 부과됐다.
최씨는 도가 제시한 납부 시한인 지난해 12월15일까지 체납액 25억원을 납부하지 않았고 현재 최씨 소유 부동산인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공매가 진행되고 있다.
도는 예금을 숨기거나 해외로 송금하고 출국을 반복하면서 징수를 피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3대 과제 2개 법률 개정건의안이 담긴 이른바 '세외수입 징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최은순 방지법'을 마련 정부에 건의했다.
첫번째는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고액 체납자 출국금지와 가산금 규정 신설이다. 국세와 지방세는 일정 금액 이상을 체납하면 출국금지 조치가 가능하지만 세외수입 체납자는 아무런 제재 없이 해외 출국이 가능하다. 도는 공정한 조세제도 확립을 위해 세외수입 체납자도 일정 금액 이상 체납시 출국을 금지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는 세외수입 체납액이 3000만원 이상인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지방세 체납자 기준과 동일한 수준이다.
또 가산금은 정해진 기한까지 돈을 내지 않았을 때 추가로 붙는 금액이다. 국세와 지방세에는 가산금 규정이 있지만 세외수입은 개별 법령에 따라 가산금 규정 유무가 달라 항목별 체계가 제각각이다. 도는 세외수입 성격에 따라 가산금을 두 가지로 나눠 체계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제재 성격이 강한 과징금과 이행강제금에는 보다 높은 가산금을 적용하도록 했다. 사업 시작 당시 납부가 정해져 있지만 이를 체납하는 납부 지연 성격의 부담금은 지방세 수준의 가산금을 적용하도록 제안했다.
두번째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한 금융정보 조회 확대다. 현재 국세나 지방세를 체납한 경우에만 예금이나 외화송금 내역 같은 금융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세외수입을 체납한 경우에는 같은 체납자라도 금융자산을 추적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일부 체납자가 예금을 숨기거나 해외로 돈을 보내도 이를 파악하고 징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는 금융실명법을 개정해 세외수입 체납자도 국세·지방세 체납자와 마찬가지로 금융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고액체납자 제로화 100일 작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외수입 분야의 체납처분 제도가 미흡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금융정보 추적, 가산금 부과, 출국금지까지 이어지는 입체적 징수 체계를 구축해 고의적 체납과 재산 은닉, 해외 도피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조세 정의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