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통제 인터넷 차단·안면 인식 등 中 기술 활용

기사등록 2026/02/10 12:56:43 최종수정 2026/02/10 13:54:24

中, 2010년 이후 인터넷 필터링 장비·감시 카메라 제조업체 기술 제공

카자흐스탄·파키스탄·미얀마·에티오피아 등도 정교한 中 검열 시스템 고객

[토론토=AP/뉴시스] 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이란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을 불 태우고 있다. 이날 시위대 수천 명이 이란에서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이에 따른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연대해 이슬람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2026.02.10.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란이 지난달 대대적인 시위 통제를 위해 인터넷을 차단하고 반정부 인사나 시위 주도자들을 찾아내는 데는 중국의 각종 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9일 인권 단체 ‘아티클 19’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기술이 이란의 인터넷 통제의 기반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 중에는 중국 당국이 미국의 GPS와 유사한 베이더우(北斗)와 서부 위구르족에게 사용하는 얼굴 인식 도구도 포함됐다.

이란은 지난달 반정부 시위가 한창일 때 이란 국민 9300만 명을 인터넷에서 거의 완전히 차단했다.

인터넷 차단으로 대량 학살을 포함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은폐해 시위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아직도 집계 중이다.

이란의 인터넷은 아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해 사용자들이 간헐적으로만 접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티클 19 보고서는 이러한 인터넷 차단의 기반이 되는 기술들은 중국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양국간 인프라 계약은 ‘사이버 주권’이라는 공통된 비전에 따라 추진되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사이버 주권이란 국가가 자국내 인터넷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개념이다.

보고서의 저자 마이클 캐스터는 “중국과 이란의 디지털 권위주의 진화에 있어 정말 중요한 전환점은 두 나라 모두 국가 인터넷 구축을 향해 더욱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2010년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화웨이와 ZTE 같은 통신 회사의 인터넷 필터링 장비, 히크비전 및 티안디 같은 카메라 제조업체의 감시 기술을 포함 등을 이란에 공급했다.

‘아웃라인 재단’과 ‘프로젝트 아이니타’의 연구원들은 중국의 소규모 업체들이 제조하는 세 번째 유형의 장비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장비들은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으며 ‘우려스러운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이란 당국이 사용자를 어떻게 감시할 수 있는지 연구원들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한다.

캐스터는 “그들은 널리 사용 가능한 모든 기술을 입수해 매우 창의적인 방식으로 검열과 감시를 위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중국 기술 기업들과 여러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중에는 안면 인식 도구를 제공하며 스스로를 ‘감시 분야 7위’라고 자칭하는 ‘티안디’와의 계약도 포함되어 있다. 티안디는 혁명수비대와 이란군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ZTE와 화웨이는 이란 당국에 심층 패킷 검사(DPI) 기술도 제공했다. 이는 인터넷 트래픽을 광범위하게 감시할 수 있게 해준다.

중국에서는 이 기술을 이용해 시민들이 톈안먼 사건이나 티베트에 대해 논하는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검열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가디언은 이란만이 중국의 감시 기술의 고객은 아니라고 전했다.

작년에 발표된 일련의 보고서에 따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기업들이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미얀마, 에티오피아에 정교한 검열 시스템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 연구원인 유레 반 베르겐은 “DPI가 실제로 어떤 작업을 수행하는지 제공업체들로부터 알아내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DPI를 통해 특정 앱이나 VPN 프로토콜의 작동을 차단할 수도 있지만, 특정 도메인이나 기능을 차단하거나 웹사이트 접속 자체를 막는 것이 더 저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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