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車반도체 1위 인피니언도 가격 인상

기사등록 2026/02/10 10:40:11 최종수정 2026/02/10 11:12:24

인피니언, AI 수요 폭증에 4월부터 가격 인상

PC·모바일 반도체 수급난…車 업계로도 번질까

[서울=뉴시스]독일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이 LG전자와 차량용 통합 제어 장치인 xDC(Cross Domain Controller)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AD)·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차량 모션 제어(VMO) 등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는 장치로, 미래 운송수단인 SDV(소프트웨어정의차량)을 위한 두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인피니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반도체 생태계의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최근 PC·모바일 업계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일부 AI 메모리 생산 집중의 영향으로 범용 메모리 수급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도 뒤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지난 5일 안드레아스 어시츠(Andreas Urschitz)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명의로 주요 파트너사에 서신을 발송, 오는 4월1일부터 일부 제품의 납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인피니언은 독일 차량용 반도체 업체로,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전력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인피니언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AI 서버용 제품 수요 폭증이 원인이다.

인피니언은 AI 데이터센터용 제품 일부의 수요 상승에 직면했는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원자재 및 인프라 등에 투입되는 비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고객사의 비용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어시츠 CMO는 "내부 효율성 개선으로 투입 요소의 비용 증가에 대응해 왔으나 한계에 이르렀다"며 "오는 4월1일부터 가격 인상을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인피니언은 이번 서신을 통해 앞으로 AI 데이터센터 고객을 위해 가용 자원을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자동차용 범용 제품 생산을 줄이는 대신,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위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일 생산능력이 AI 서버용 제품에 우선 배정되면 범용 제품은 가격 상승을 동반한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 옴디아 등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13.5%(2024년)의 점유율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부문에선 21.3%, 전력반도체 시장에서도 17.7%로 점유율을 차지하며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메모리의 경우 이미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PC 업계의 경우 AI용 메모리 중심의 생산 전략 운영으로 인해 제품을 구하지 못해, 올해 사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PC 업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중국산 메모리 사용까지 검토 중이다.

업계 1위권인 인피니언의 가격 인상은 다른 업체들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 인피니언은 이번 가격 인상을 신규 주문은 물론, 기존 수주 잔량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통상 자동차 부품 시장은 장기 계약을 통해 납품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관례를 깨고 또 남을 극심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모든 반도체 생산 능력을 빨아들이며, 구조적 공급 부족을 일으키고 있다"며 "가격 상승은 물론 제품 공급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인피니언이 최근 고객사에 발송한 서신.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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