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 정책들 논란 크지만 사전 계획 따른 것들
오바마 부부 원숭이 묘사, 스타 비판 등 좌충우돌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변덕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고 미 CNN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취임 초기 발표된 행정명령들은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비교적 잘 정리된 사전 계획에 따른 것들이었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 폐쇄, 연방정부 축소, 아이비리그 대학 공격은 논란이 있었지만 트럼프가 4년 동안 마련한 전략에서 나온 정책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는 예전보다 더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며 더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인종차별적 메시지로 각계의 분노를 촉발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패배가 선거 부정이라는 주장을 새롭게 부각하면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조지아주로 보냈다. 이는 그가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국가화해 조작하려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를 일으켰다.
미네소타에 파견된 연방 요원들이 미국 시민 2명을 총격 살해한 사건 이후 이민자 단속 정책을 둘러싼 혼란이 커졌다.
트럼프는 “더 부드러운 접근”을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유권자를 멀어지게 한 숙청 이미지를 완화하려는 이름 바꾸기에 불과해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주 덜레스 국제공항과 뉴욕의 역에 자신의 이름을 붙일 것을 요구했다.
지난 8일에는 슈퍼볼 중간휴식 시간 공연한 배드 버니를 “미국 위대함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며 춤은 역겹고 특히 어린이들에게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그보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 올림픽 스키 선수 헌터 헤스가 “나는 국기를 입은 내가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자신에 반대하자 “그는 팀 선발에 도전하지 말았어야 하고, 팀에 포함된 것은 유감”이라고 썼다.
이처럼 트럼프가 일반 유권자의 처지에는 무관심하다는 인상을 주면서 정치적 대가를 치르고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달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올바른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고 답한 미국인이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 초반의 45%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트럼프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신경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3월의 40%에서 하락한 것으로 트럼프 정치 인생 중 최악의 평가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작전 등은 상당한 정도의 계획에 따른 집행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트럼프는 올해 거친 발언이나 비난을 터뜨리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트럼프가 분통을 터트리면 당국자들이 수습하는 모양새가 이어진다.
지난달 그린란드를 양도하라고 요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거의 붕괴시킬 뻔했을 때가 그랬다. 관세를 끊임없이 조정하는 트럼프의 행동에서도 같은 모습이 보인다.
그린란드 사태는 트럼프도 국제적·국내적 반대를 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유럽의 반발과 공화당의 분노로 트럼프는 다보스 경제 포럼 이후 그린란드 장악 요구를 후퇴시켰다.
인종차별 영상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조차 크게 분노하자 소셜 미디어에서 영상을 삭제했다.
트럼프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어쩌면 그 자신도 모를 수 있다.
다만 이번 주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둘러싼 민주당과 갈등이 크게 부각될 것이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ICE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라며 “미국 국민은 그들이 제어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바마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영상에 대해 사과를 거부한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뉴욕주의 마이크 롤러 공화당 하원의원이 “때로는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고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그런 콘텐츠가 미국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영상을 게시한 것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트럼프의 극단성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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