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비트코인 62만개 오지급 사고에…당국 연일 비판
"가상자산거래소에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 마련할 것"
"장부 시스템 등 구조적 취약점 드러나…인허가 심사시 반영"
"모든 거래소로 현장점검 확대…위법 발견시 엄중 제재"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로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금융당국이 전방위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장부 시스템 등 거래소의 내부통제 현황을 전수점검하고 제재수위 강화, 법상 인허가 심사에 대한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은 빗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강한 비판적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점검회의를 열고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빗썸뿐 아니라 모든 가상자산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전날 간담회에서 "빗썸 사태 등으로 나타난 시스템상 구조적 취약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이용자보호를 위해 2단계 법안도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의 혁신과 성장을 지지해 왔으나, 한편으로는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왔다.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에 반영되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대표적이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정부 인허가를 통해 '공적 인프라'가 되는 만큼 대주주 지분도 15~20% 이하로 규제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지난해 12월 445억원 규모의 업비트 해킹 관련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빗썸의 오지급 사태가 연이어 터지자 가상자산 관련 정부의 규제 기조에 더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무려 수십조원에 달하는 62만개의 비트코인이 빗썸 이용자에게 잘못 지급되고 실재하지 않는 자산이 실제 거래까지 이뤄지면서 가상자산 신뢰성에 대해 의문이 증폭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엑셀 장부와 유사한 개념으로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숫자만 변경하는 허술한 거래 체결 방식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유령코인'이 실제로 시장에 매도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가령 오지급된 대량의 가상자산이 동시에 매도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거래소 건전성도 빠르게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모든 거래소에 대해 현장점검을 착수해 장부와 보유 가상자산 간 검증체계, 다중 확인절차, 인적 오류제어 등의 장치가 제대로 구축됐는지를 파악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장점검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즉시 검사로 전환해 대응 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용자보호법 등 현행법과 관련해 법에 저촉된 부분은 없는지 따져보고, 내부통제 부분은 향후 2단계 입법을 통해 제재 규정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2단계 법이 마련되면 모든 거래소들이 정부로부터 인허가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거래소의 거래 체결 및 장부 시스템도 심사 기준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거래소의 내부통제 수준을 금융사에 준할 정도로 강화하는 한편 거래 시스템 안정성은 자본시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다듬을 예정이다. 이용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가상자산사업자가 외부 기관으로부터 주기적으로 가상자산 보유현황을 점검받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재를 위한 법 조문을 검토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관계기관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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