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인증 의무화 반발 확산에…휴대폰 개통 인증제 '난항' 예고

기사등록 2026/02/09 15:54:59

과기정통부, 다음달 23일 안면 인증 의무화 예고

안면 인증 의무화 정책 반대 청원에 6만명 육박

"의무화 중단, 선택으로 해야…영향 평가도 필요"

얼굴 인식률 초반보다 높아져…UI 개선 등 병행

알뜰폰도 서로 눈치…"컨설팅 수요 조사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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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휴대폰 개통을 위한 안면 인증을 할 때 머리카락을 넘긴다고 손가락 하나만 사진에 들어가도 거절 처리돼요. 특히 화장을 하는 여성 고객들은 인식률이 더 떨어지는 것 같은데요? 이용자 특성에 따라 전혀 생각 못한 세부적인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어요."

정부가 다음달 23일부터 휴대폰 개통 절차에 안면 인증을 정식 도입한다. 기존에 신분증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신분증 스캐너 등에 더해 안면 인증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안면 인증 인식률이 떨어져 일선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면 인증 반대 국회 청원은 6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는 등 정식 도입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접수된 '핸드폰 개통시 안면 인식 의무화 정책 반대' 청원은 5만9660명의 동의를 받았다. 얼굴 인식 등 생체정보 인증 의무화 추진을 중단하고 선택사항으로 하되, 제도 도입 전 국민 대상으로 충분한 공론화와 영향 평가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청원은 공개된 날로부터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국민 동의를 받으면 정식으로 접수된다. 해당 청원은 관련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회부돼 정식 심사를 받는다. 이 안건도 같은 달 29일 위원회에 회부됐다.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 근절을 위한 노력으로 이통3사 및 알뜰폰 사업자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을 추가했다. 2025.12.23. si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선 현장에서도 안면 인증 인식률이 떨어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구로구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분명히 하라는대로 했는데도 마지막 단계에서 인증 불일치가 떠버리는 게 반복된다"며 "지금은 유예 기간이라 다행이지만 이대로 가면 심각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해진 몇초 안에 해야 하는데 이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들도 안면 인증 도입 관련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현재 이동통신3사 자회사인 SK텔링크,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등을 중심으로 12개 업체 가량이 안면 인증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알뜰폰 관계자는 "업체별로 상황은 다르겠지만 준비는 어느 정도 된 걸로 안다"면서도 "지금은 다들 눈치 게임 중인 것 같다. 규모가 작은 사업자는 일단 서비스를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인식 정확도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초기보다 수치가 꽤 높아졌고, 다음달 23일 안면 인증 도입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 안면 인증을 먼저 도입해서 문제 없이 사용되고 있고, 세부적인 안면인증 인식률 개선 작업을 진행해 사용자환경(UI) 개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추가적으로 기술적인 개선 사항이 없는지 유통망,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논의하면서 문제점을 발굴,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알뜰폰 중소형사의 경우 컨설팅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안면 인식이 잘 안 되는 경우 상당수는 UI와 관련이 있다"며 "안경을 쓰거나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손가락이 사진 안에 들어가면 전부 거절되는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걸 자연스럽게 안내할 수 있는 UI를 업데이트하고 실시간으로 안내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도록 개발해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KT 계열 알뜰폰 기업 KT엠모바일이 알뜰폰 고객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해 전국 판매점 약 4000곳에 신분증 스캐너 도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진=KT엠모바일 제공) 2024.03.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상황에서 휴대폰 유통업계는 안면 인증과 별개로 신분증 스캐너 강제에 대한 반대 입장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KMDA)는 지난 2일 신분증 스캐너 강제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다양한 합법적·기술적 대체 수단이 존재하는데도 특정 신분증 스캐너 사용을 사실상 강제하는 본인확인 정책을 우려한다는 의견이다. 협회는 "신분증 스캐너는 수년간 보안 취약점과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왔다"며 "실물 신분증의 진위 여부를 완벽히 검증할 수 없고, 유출시 회수 자체가 불가능한 고위험 개인정보를 대량 수집해 한 번의 사고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위탁기관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신분증 스캐너가 법령상 강제 수단 아니라고 반박했다. KAIT는 "신분증 스캐너는 모바일 신분증 등 다른 기술 기반 본인 확인 수단과 병행해 선택적으로 운용되며, 온라인 개통시에도 카카오, 네이버 인증 등 URL 기반 본인인증이 가능하다. 전자적·생체 기반 인증 등 본인 확인 수단 확대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은 일부 불법 행위를 저지른 판매점의 일탈 행위로 지속적인 시스템 보완과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적극 대응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분증 스캐너는 지난 2016년 12월 유통점 직원이 신분증을 촬영·복사해 이용자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저장·유출될 위험을 제거하고, 위조된 신분증으로 불법 개통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신분증 스캐너를 우회 개통하거나 개인정보를 불법 저장·유출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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