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금고 이자율 공개됐지만…"실질금리 빠져 반쪽짜리"

기사등록 2026/02/07 10:00:00 최종수정 2026/02/07 10:04:24

나라살림연구소, '지자체 금고 공금예금 금리' 비교분석

"정부, 금고 이자율 발표했지만 변동금리에 비교 어려워"

고정금리 적용 공금예금 금리 봤더니 광역간 차이 4.6배

"실질금리, 평균 잔액, 이자수입 공개해야…지침 보완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8.1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시중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받는 이자율을 처음 공개했지만, 실질금리 확인은 어려워 '반쪽짜리 공개'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자체 금고 운영의 효율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자금 운용 규모와 이자수입 등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년 전국 지자체 금고 공금예금 금리 비교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앞서 지난달 행정안전부는 전국 243개 지자체 금고 이자율을 '지방재정통합 공개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일괄 공개했다.

전국 지자체는 예산 및 공공 자금 등을 맡길 금고 은행을 선정하고, 금고 은행은 해당 자금에 대한 이자를 지자체에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지자체와 은행들이 '대외비'를 이유로 정확한 이자율은 공개하지 않아 지자체 간 이자율 편차와 은행 간 불공정 경쟁 등 국민의 세금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8월 개최된 '나라 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에서 전국 지자체 금고 이자율을 조사해 공개가 가능한지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지방회계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자체 금고의 이자율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행안부는 지역 간 이자율 차이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전국 현황을 마련했다.

그 결과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전국 평균 2.53%(공개 이자율 기준)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17개 광역 지자체의 금리 평균은 2.61%였다. 이 중 인천이 4.57%로 가장 높고, 경북이 2.15%로 가장 낮았다. 최대 2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226개 기초 지자체의 금리 평균은 2.52%였다. 인천 서구가 4.82%로 최고치, 경기 양평군이 1.78%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하지만 이러한 정기예금 금리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예금으로, 기준 월 등에 따라 지자체별 이자율에 차이가 많아 정확한 비교와 분석이 어렵다는 게 나라살림연구소의 지적이다.

행안부도 "지자체 간 금고 이자율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금고 약정 당시의 기준 금리 추이와 적용 방식, 가산금리 적용 시 고정·변동형 여부 등 금고 이자율 약정 형태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나라살림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공금예금 금리로 지자체 간 이자율을 비교·분석했다.

공금예금은 지자체 예산에 편성된 자금만 예치 대상에 해당하는 예금이다. 일부 제한 속에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며, 예금의 특성상 정기예금 금리보다 금리는 낮다.

분석 결과, 공금예금 금리는 전국 평균 0.89%였다. 특히 전체 243곳 중 183곳의 지자체는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공금예금 금리를 적용받고 있었다.

광역 지자체 공금예금 금리의 경우 서울과 인천이 2.52%로 가장 높고, 대전이 0.55%로 가장 낮았다. 금리 차는 약 4.6배에 달했다. 정기예금 금리에서는 최고와 최저 간 차이가 2배였는데, 이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기초 지자체 중 최고 공금예금 금리는 2.67%(서울 마포구, 강서구, 영등포구, 강동구), 최저는 0.30%(청주시, 금산군, 부여군, 홍성군)로 무려 8.9배나 차이가 났다. 정부가 공개한 것보다 지자체별 정기예금 금리가 더 차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나라살림연구소는 정기예금 같이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예금의 경우 약정금리와 실질금리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소는 "가령 중도 해지 등의 사유로 약정금리와 실질금리 간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이 적지 않다"며 "지자체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판단하고자 한다면 약정금리뿐 아니라 실질금리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균 잔액과 이자수입 공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높은 금리 상품에 적은 자금만 운용한 지자체보다 낮은 금리에 큰 자금을 운용한 지자체의 이자수입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며 "실제 자금 운용 규모와 이자수입 공개가 있어야 자금 운용의 효율성과 건전성 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금고 약정금리 공고는 기준 월이 통일되지 않아 명확한 지자체별 금리 수준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공고와 관련한 행안부의 구체적인 지침 등 보완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