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러시아군 정보기관 부국장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다고 AP와 AFP 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며 평화협상 국면을 흔들기 위한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군총정보국(GRU) 제1부국장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중장(64)이 모스크바 북서부 아파트 단지에서 무장괴한에 여러 차례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연방수사위원회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대변인은 알렉세예프 부국장이 아파트 계단에서 공격을 당했으며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배달원으로 위장한 용의자가 계단에서 알렉세예프 부국장에게 총알 두 발을 쏘아 발과 팔에 부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알렉세예프 부국장이 총을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이던 중 가슴에 다시 총상을 입었으며 이후 공격자는 달아났다.
이번 총격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대표단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이틀간 진행한 종전협상을 마무리한 다음 날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 대표단은 알렉세예프 부국장의 직속 상관인 이고리 코스튜코프 해군 대장이 이끌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 받았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위 군장성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해당 사건을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저지른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알렉세예프는 2011년부터 GRU 제1부국장을 맡아왔으며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작전에서 세운 공로로 ‘러시아 영웅’ 훈장을 받았다.
2023년 6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끈 민간용병 조직 바그너 그룹이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 지휘부를 점거하며 반란을 일으켰을 당시 국영방송에 출연해 프리고진과 대화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옛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으며 서방에서는 사이버 공격 연루 혐의와 함께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전직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돼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또한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러시아의 정보작전을 지휘했고 2023년 바그너 반란 당시 프리고진과 협상하기 위해 파견됐다. 프리고진은 반란 실패 수개월 뒤 전용기 폭발사고로 사망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 고위 인사와 공직자를 겨냥한 여러 암살 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우크라이나는 일부 사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작년 12월에는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훈련국장 파닐 사르바로프 중장이 차량폭탄 테러로 숨졌다.
올해 4월에는 총참모부 작전국 부국장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중장이 모스크바 인근 자택 근처에 주차된 차량에 설치된 폭탄으로 숨졌다.
테러사건을 실행한 러시아 국적 남성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대가를 받고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모스칼리크 중장 사망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 고위 인사의 ‘제거’와 관련한 정보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정의는 결국 실현된다고 언급했지만 특정 인물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2024년 12월에는 러시아군 핵·생물·화학 방호부대 사령관 이고리 키릴로프 중장이 자택 앞 전동 스쿠터에 설치된 폭탄으로 목숨을 잃었고 보좌관도 함께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사건의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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