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대선 조작 주장 영상…돌연 원숭이 오바마
흑인 원숭이 빗대 인종차별 비판…공화당서도 반발
백악관 대변인 "인터넷 밈일뿐…가짜 분노 멈추라"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오후 11시44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취지의 동영상을 게재했는데, 영상 말미 돌연 오바마 전 부부의 얼굴이 등장한다.
원숭이 몸에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의 활짝 미소짓는 얼굴이 합성돼 있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해 재선에 실패한 후 선거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반복해왔다. 해당 영상은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선거 조작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연상케한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해당 영상 클립이 영화 라이온킹을 패러디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 밈(meme·유행 콘텐츠) 계정에서 제작한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에는 등장하지 않으나 원본 영상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카멀리 해리스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등 여러 민주당 정치인들이 동물과 우스꽝스럽게 합성돼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자와 합성돼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는다.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희화화한 영상을 직접 공유한 것 자체도 논란이지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원숭이와 합성한 점이 거센 비판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흑인을 원숭이에 빗대는 것은 노예제도 시기 흔히 사용되온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서구사회에서는 일종의 금기로 평가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즉각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대권 잠룡으로 평가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X에 해당 사진을 직접 공유하며 "대통령의 역겨운 행동이다. 모든 공화당원들은 이를 즉시 규탄해야한다"고 반발했다.
공화당 흑인 정치인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백악관에서 나온 것 중 가장 인종차별적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삭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백악관은 온라인 밈을 가져온 것뿐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정글의 왕으로, 민주당 정치인들을 라이온킹 캐릭터로 묘사한 인터넷 밈 영상"이라며 "가짜 분노는 그만두고 미국 국민들에게 실제로 중요한 일들을 보도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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