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폰 정보 삭제' 박종준 "증거인멸 고의 없어"…이르면 4월 변론종결

기사등록 2026/02/06 12:32:55 최종수정 2026/02/06 13:56:24

윤석열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

비화폰 통화내역 전자정보 삭제…증거인멸 기소

"신속한 조치 필요하다 판단"…혐의 재차 부인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비화폰 삭제·내란 증거인멸' 혐의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2.0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12·3 비상계엄 이후 주요 관련자들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재판이 이르면 오는 4월 마무리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6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처장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이 마무리되고 이날 첫 정식 재판이 진행됐다. 

박 전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 3명의 비화폰 통화내역과 같은 전자정보를 삭제해 윤 전 대통령 내란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에 따르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국회를 통해 공개된 후 박 전 처장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 전화해 "비화폰 회수가 가능하냐" 물었으나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불가능할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

그러자 박 전 처장은 "보안 사고에 해당하니 로그아웃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후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은 원격 로그아웃 처리됐고,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기록을 비롯한 전자 정보들이 삭제됐다. 특검은 "홍장원의 비화폰 통화내역 등 전자정보는 '정치인 체포 지시'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라고 봤다.

홍 전 처장 비화폰 화면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아이디가 함께 노출되자, 사용자 계정을 삭제하고 아이디도 교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특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2024년 12월 6일 김 전 서울청장이 비화폰을 반납하고 싶다고 하자 이를 회수해 비화폰 사용자 계정을 삭제했다고 봤다. 김 전 서울청장의 비화폰은 윤 전 대통령이 경찰에 국회 봉쇄를 지시한 핵심 증거라는 것이 특검 시각이다.

반면 박 전 처장 측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처장 측 변호인은 "비화폰 반납 등 통상적인 업무처리를 지시했을 뿐 통화내역 등 전자정보가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특검이 증거인멸 고의를 추단하는 것은 사후적으로 수사기관의 시각에서 당시의 상황을 자의적으로 보고 평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 전 처장 역시 "10여년의 오랜 공백 끝에 공직에 복귀해 혼란의 시기에 업무처리 과정에서 판단의 미흡함은 있었을지 모르나 법을 어겨서까지 무슨 일을 하겠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비화폰 아이디가 노출된 것에 관해 심각한 보안사고로 인식하고 조치했을 뿐, 증거인멸 고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처장은 "비화폰 사용 자체가 국가기밀"이라며 "단말기 내부의 조직도나 현황, 국가기밀에 대한 노출 위험이 있다고 보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실무자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향후 재판에서 정인규 전 국정원장 보좌관, 김대경 당시 경호처지원본부장 등을 불러 증인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보좌관은 같은 날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돼 있는 조 전 원장 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재판부는 별도로 박 전 처장과 조 전 원장 사건을 병합 심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예정대로 증인신문이 이뤄지면, 재판부는 오는 4월 2일 검찰의 최종의견과 피고인 측의 최후진술을 듣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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