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연 매출 12조350억·영업익 2조2081억…창사 이래 최대 실적
'AI 브리핑' 연내 2배 확대…이달 말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
N배송 인프라 올해 25%·내년 35% 확대…멤버십 이용자 20% 성장 목표
엔비디아와 로봇 관련 협업…3년간 잉여현금 35% 주주환원
네이버는 6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수익화 로드맵과 글로벌 IT 기업 엔비디아와의 로봇 사업 협력,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등 굵직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 연 매출 12조원 돌파…커머스가 끌고 핀테크가 밀었다
6일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2조350억원, 영업이익은 11.6% 늘어난 2조208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4분기 매출액은 3조19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3조 원 벽을 넘었다. 4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6106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19.1%를 달성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커머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커머스 부문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0% 급증한 1조5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브랜드 솔루션 패키지 판매 확대, 도착 보장 서비스 이용률 증가, 포쉬마크(Poshmark) 등 글로벌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의 성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역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하며 이커머스 시장 침체기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핀테크 부문도 4분기 매출 45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0% 성장했다. 특히 4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TPV)은 23조원을 돌파,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외부 결제처 확대와 오프라인 현장 결제 성장이 주효했다.
네이버의 핵심 수익원인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596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위축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치상으로는 0.5% 감소했으나, 라인야후(LY) 정산금 효과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8% 성장했다. 네이버 측은 "AI 기술을 활용한 광고 지면 최적화와 숏폼 서비스 '클립' 등의 성장이 광고 효율을 높여 전체 플랫폼 광고 매출은 6.7%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부문은 웹툰의 글로벌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4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17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클라우드 역시 LY 정산금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16.6% 고성장했다.
◆최수연 대표 "올해는 AI 수익화 원년…AI 브리핑 연내 2배 확대"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를 'AI 수익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투자 단계에 머물렀던 생성형 AI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 모델(BM)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AI 고도화 전략은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AI 탭'을 통해 한 단계 구체화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올해 말까지 'AI 브리핑'의 적용 범위를 현재 수준의 2배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성 영역 내 확장에 집중하되, 네이버가 독보적인 강점을 지닌 쇼핑과 로컬 영역까지 범위를 넓힐 것"이라며 "개인화 경험을 고도화해 이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결과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광고 매출 성장분 가운데 AI가 기여한 비중이 55%에 달했다. 새로 도입될 AI 탭 역시 광고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하반기부터 쇼핑과 플레이스(지도·장소) 영역 내 AI 검색 결과에 광고를 도입하는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고 방식에 대해 최 대표는 "사용자의 정보 탐색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며 "검색 결과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네이티브 광고(Native AD)' 형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AI 답변 하단에 단순 배너를 붙이는 방식을 넘어, AI가 추천하는 맥락 속에 광고주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이달 말 '쇼핑 AI 에이전트'를 출시한다. 쇼핑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상품 검색을 넘어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등 고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최 대표는 "쇼핑 AI 에이전트는 비공개 베타 수준으로 이미 완성을 마친 상태"라며 "다음 주부터 사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거쳐 2월 말에는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쇼핑을 시작으로 향후 식당 예약, 여행, 금융 등 버티컬 영역으로 특화된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선보여 이용자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프로젝트의 2단계 진출 명단에 들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 최 대표는 "정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번 결과가 네이버의 기술 역량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에도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업 탈락이 경영 실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네이버의 소버린(주권) AI 전략이나 수익성, 기업 간 거래(B2B)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N배송 인프라 25% 확대…멤버십 이용자 20% 성장 목표
최 대표는 최근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 변동을 네이버의 점유율 확대 기회로 봤다.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기점으로 이용자들의 플랫폼 선택 기준이 변했다고 진단했다. 네이버는 단순한 단기적 반사이익에 그치지 않고, 자사 커머스 생태계로의 장기적 유입 흐름으로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플랫폼의 신뢰도와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는 흐름이 분명하다"며 "실제 1월 지표를 분석한 결과 커머스 거래액과 멤버십 신규 가입자 수에서 유의미한 증가 흐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단기적인 반사이익으로 보지 않고, 이용자의 플랫폼 선택 기준 자체가 변화하는 '장기적 흐름'으로 안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물류와 멤버십 경쟁력 강화에 승부수를 띄운다. 네이버는 올해 'N배송' 인프라를 25% 확충해 더 많은 곳에서 상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제휴를 통해 멤버십 혜택을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올해 멤버십 활성 이용자수를 20% 이상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이용자들이 일상 속 모든 접점에서 네이버 멤버십의 효용을 체감하도록 만들어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창출하겠다. N배송 커버리지를 올해 25%, 내년 3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콘텐츠 제휴를 통해 멤버십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며 "앞으로도 이용자들이 일상 속 모든 접점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파트너십과 기술력을 결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허용 등 유통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은 이미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의 핵심 파트너"라며 "파트너사들의 물류 경쟁력이 높아지면 네이버 생태계 내 플레이어가 다양해지고, 이는 광고 및 3P(제3자 물류) 비즈니스 수익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와 로봇 부문 협력…실외 로봇배송 실증 추진
미래 성장 동력인 로봇 사업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구체화됐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인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해 실외 로봇 배송 실증(PoC)을 추진한다고 공식화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제2사옥 '1784' 내부에서 수백 대의 로봇을 운용하며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이번 협력을 통해 로봇의 활동 반경을 빌딩 밖, 실제 도로 환경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 위에서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며 "올해는 실외 환경에서 커머스와 로봇 배송을 결합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네이버 로봇 사업의 지향점이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최 대표는 "우리의 강점은 로봇 기체 제조가 아니라, 수많은 로봇이 인간의 상거래 행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계하고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할 AI 로봇 시대에 네이버만이 가진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사업 구조 재편…3년간 잉여현금 35% 주주환원
네이버는 이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직전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25~35%를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현금 배당 방식으로 주주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기업 가치 재평가를 위해 올해 1분기부터 사업 매출 구분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기존의 서치플랫폼, 커머스 등 기능 중심 분류에서 벗어나 ▲네이버 플랫폼(광고, 서비스) ▲파이낸셜 플랫폼 ▲글로벌 도전(C2C, 콘텐츠, 엔터프라이즈) 등 3대 축으로 재편한다. 이를 통해 각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시장에 명확히 전달하고, 글로벌 및 신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다.
최 대표는 "2025년이 네이버가 보유한 독보적인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본업의 경쟁력을 재확인한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매출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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