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영국 보건당국이 체중 감량 주사 위고비가 영구적인 시력 손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안전 경고를 강화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합병증은 2024년 처음 보고됐다. 연구진은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포함된 약물이 눈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 시력을 잃게 하는 ‘눈 뇌졸중(eye stroke)’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 즉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이 체중 감량 환자에게 얼마나 흔한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당시 위고비 제조사인 노보 노르디스크는 실명에 대해 "알려진 약물 부작용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해당 합병증의 존재를 인정하며, 시력 변화가 나타난 체중 감량 주사 환자에게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당뇨 환자에게도 사용되며, 당뇨 환자에게는 오젬픽이라는 이름으로 처방된다.
영국 의약품규제청은 성명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 중인 환자가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나 시력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즉시 응급 안과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의약품규제청 최고 안전 책임자인 앨리슨 케이브 박사는 "NAION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환자와 의료진이 관련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의약품규제청은 위고비 처방 시 실명 위험에 대한 경고 문구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전문가들은 환자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개인적으로 처방받은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2018년 영국 승인 이후 영국 의약품규제청에 NAION 의심 사례 3건이 보고된 바 있다. 지난 5년간 약 1020만 건의 처방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의약품규제청은 현재 다른 체중 감량 주사인 마운자로도 실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 중이다.
영국 가수 로비 윌리엄스는 지난해 마운자로 복용 후 시력이 급격히 나빠지며 실명 위험을 호소한 바 있다. 당시 공연 중 사람 얼굴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력이 흐려졌으며, 현재는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현재 NAION에 대한 치료법은 없으며 약 1만 명당 1명 정도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시력은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 노르디스크는 미국에서 세마글루타이드로 시력을 잃게 됐다며 제기된 여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노보 노르디스크는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며, 전 세계 규제기관과 협력해 약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와 NAION 간 인과관계 가능성은 낮으며, 약물의 효과가 부작용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안전성과 치료 효과 측면에서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