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2025 사회통합 실태조사' 결과
삶의 만족도 높아졌지만 유럽 하위권 국가 수준
자원봉사·기부 참여율 11년새 절반 가까이 감소
10명 중 6명 "정치성향 달라도 연애·결혼 가능"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국민이 느끼는 사회갈등 정도가 3년 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갈등 유형 1위는 지난 조사에 이어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차지했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XII): 사회 인식 변화의 다차원성'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해 7월14일~9월1일 전국의 19~75세 국민 3009명을 대상으로 '2025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보사연은 2014년 이래 매년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해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작년 실태조사에서 '사회통합 인식 정도'와 '사회 신뢰수준'은 10점 만점에 각각 4.87점, 5.70점으로 2014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위로부터 정신·물질적 도움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사회적 지지' 역시 6.39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국가자부심은 4점 만점 기준 3.03점으로 처음 3점을 넘어섰다.
삶의 만족도(6.63점)와 행복(7.01점) 등 주관적 웰빙 정도를 묻는 지표에서도 조사 이래 가장 긍정적 수치가 나왔다.
다만 유럽사회조사를 통해 유럽국가와 비교한 결과 삶의 만족도와 행복도 측면에서 포르투갈, 헝가리 등 하위권 국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 앞으로 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점수가 떨어진 지표를 보면 사회이동성(계층 이동)은 4점 만점에 2.57점으로 2015년 이래 가장 낮은 점수 기록했다.
자원봉사 참여율은 2014년 27.4%에서 2025년 14.1%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같은 기간 기부 참여율도 33.9%에서 18.1%로 뚝 떨어졌다.
사회갈등 관련 지표에서 우리 사회갈등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사회갈등' 점수는 4점 만점에 2.95점으로 전년 3.04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사회갈등 점수는 2022년 2.85점 이후 계속 상승하다 3년 만에 개선됐다.
인식상 가장 심각한 갈등 1위는 전년에 이어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3.48점)이 차지했다. 점수는 전년도 3.52점에 비해 약간 줄었다.
2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3.00점), 3위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갈등(2.96점) 순이었고 여성과 남성(2.50점), 주택 소유자와 비소유자(2.61점)의 갈등은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이나 교육수준이 달라도 함께 활동할 수 있다는 응답은 식사·연애 및 결혼·취미활동·사회활동 등 교제 유형과 관계 없이 각각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정치성향이 다른 경우 교제 의향이 떨어졌는데, 특히 연애 및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응답은 59.9%에 그쳤다.
다만 연구진은 2023년 조사에선 정치성향이 달라도 연애 및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응답이 41.8%였던 점 등을 짚으며 "이와 비교하면 정치성향이 다른사람과의 교류 수용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종교 및 인종 차이는 정치 성향보다 교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종교가 다른 경우 연애 및 결혼을 할 수 있다는 사람은 57.7%, 인종이 다른 경우엔 43.0%에 불과했다.
정치 성향은 전년도와 비교해 전 연령대에서 매우 보수적(2.0%→3.5%), 매우 진보적(1.8%→3.6%), 대체로 진보적(21.7%→23.4%)이라는 응답이 증가했고 대체로 보수적(22.1%→18.3%), 중도적(52.5%→51.2%)이라는 응답은 줄었다.
연령별로 19~39세는 대체로 진보적(28.6%→24.2%)이라는 응답을 제외하고 모든 성향이 조금씩 증가했다. 매우 보수적(0.4%→1.2%), 매우 진보적(3.0%→3.6%)이라는 양극단의 성향과 함께 중도(57.7%→59.6%) 비율도 높아졌다. 대체로 보수적(10.4%→11.4%) 비율도 올랐다.
40~59세와 60세 이상에선 대체로 보수적이라는 응답이 각각 21.0%→14.3%, 39.2%→32.9%로 급감해 수치 변화가 두드러졌다.
전 연령대 기준 '매우 보수적'과 '매우 진보적'에 응답한 비율이 늘었으나 연구진은 이례적인 수치로 보진 않았다.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고, 시계열상으로도 매우 눈에 띄는 수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세간의 우려와 달리 정치 성향의 분화는 생각보다 양극화되지 않았으며, 청년층의 정치 성향 또한 보수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충분한 표본크기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가장 심각한 갈등을 차지한 점과 관련해 "최근 정치적 양극화, 포퓰리즘,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방화, 폭력을 기반으로 하는 시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생산적인 방식으로 해소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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