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교단 '법조 로비' 의심 녹취록 다수 확보
"조세 포탈 무마시켜라"…상하그룹 통해 접촉
"재판부 접촉 애썼다"…구형 뒤 "작업해야죠"
합수본, 고동안·이희자 창구 의심…사실관계 조사
재판부에 접촉이 의심되는 녹취록을 추가로 확보한 수사팀은 로비 여부와 함께 금품 제공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최근 교단 전직 간부들을 통해 고동안 전 총회 총무가 교단 전직 간부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이 같은 정황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수사팀은 고 전 총무와 이 회장의 최측근인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이 법조계에 접촉하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 전 총무는 지난 2021년 6월 9일 한 교단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이 총회장이) 이희자 회장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하겠다. A 의원을 통해 수원지검장을 좀 요리해달라고 정확하게 하겠다(고 말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A 의원을 만나서 수원지검장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확인을 해보고,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다른 건이 아니고 '조세 포탈 건'에 대해서 무마시켜라, 그렇게 정리해달라 부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튿날에는 2020년 결성된 로비 조직 '상하그룹' 소속 부장검사 출신인 변호사 김모씨를 통해서 수원지검장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이 회장에 대한 수사 무마를 위해 접촉 경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단 윗선들이 이 회장이 연루된 사건들과 관련해 검사들에게도 접촉한 정황도 곳곳에 드러났다.
고 전 총무는 "(담당) 검사가 지금 수원지검이 너무 바빠서 조세 포탈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는 관심이 크게 없다"며 "새로운 부장검사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과 친한 사람을 찾아가지고 잘 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2022년엔 이 회장과 결별한 김남희씨가 내부 폭로를 이어가자 "담당 검사가 여자 검사인데 B 변호사 쪽에 맡겨서 작업을 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단이 재판부에 두루 접촉했다고 의심을 사는 대목들도 합수본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회장이 1심 재판 도중 보석으로 풀려난 때인 2020년 11월 12일 녹취록을 살펴보면, 상하그룹 소속 김씨는 교단 전직 간부에게 "(이 회장이) 장로님(김씨)이 재판부도 접촉하고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며 "이제 이 공(보석)을 저한테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듬해에는 교단 전직 간부가 "검찰이 그대로 5년을 구형했다. 주심이 계속 삐딱하다며"라고 하자 고 전 총무가 "성격이 원래 그렇대요. 작업해야죠"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막판에 작업을 더 해야할 것 같다. 저희는 무혐의 만들죠 반드시"라고 했다.
검찰이 2021년 10월 2심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을 재차 구형하자 무죄를 이끌어내기 위해 재판부에 접촉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2021년 "(이 회장이) 급하게 이번 주 구윤철 장관을 만나러 가자고 하셨다"고 하거나 이 근우회장을 통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쪽을 잡으면 된다고 언급하는 등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황도 추가로 나타났다.
특히 2021년 6월 이 회장에게 로비 관련 문건을 넘긴 뒤 "다른 데 보여드리면 안 됩니다. 로비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보시고 나서 필요 없으시면 총회장님 직접 파기하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는 통화 녹취록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로 지목되기도 했다.
로비 정황을 인지한 합수본은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한 뒤 수사 무마 시도 과정에서 금품 제공 여부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로비를 위해 교단 자금을 사용하고 전관 변호사를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면 횡령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금품이 제공되거나 무리한 부탁을 통해 수사 무마를 시켰다면 변호사법 위반이 적용될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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