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선고…2심 검찰 항소 기각
法 "세포기원 착오, 과실에서 비롯"
"형사책임 인정할 만한 증거 부족"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 명예회장에 대한 검찰 측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불확실성이 큰 신약 개발 과정에서 피고인들 회사의 의사결정 및 업무처리 방식의 불투명성이 문제를 가중시킨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의 형사책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세포 기원 착오'는 이른바 '인보사 사태'의 주된 원인이 됐으나 고의가 아닌 과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정된다"며 "공소사실에 충분한 증명이 없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주요 쟁점을 임상중단명령(CH), 시료기원착오, 상장관련 등 7가지로 나눴다.
우선 임상중단명령 사실을 허위로 설명하거나 은폐했다는 점에 대해 재판부는 "여러 회사 외부 관계자들의 의사결정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행위는 부정적 평가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런 행위가 기망, 위계, 고지의무위반 등에 해당한다는 검사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봤다.
'신장유래세포'로 인보사를 제조 및 판매한 점에 대해서도 충분한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검찰은 애초 이 명예회장 등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점을 알고서도 이를 은폐했다고 기소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연골세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미필적 고의를 공소사실에 추가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신장유래세포일 수 있다는 막연한 의심만으로는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그런 가능성을 잘 알고, 그 위험을 용인하면서 수반되는 후속행위를 명시적으로 해야 인정된다고 할 것인데 증거관계만으로는 미필적 고의에까지는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이를 전제로 한 세포 기원 착오를 알고 기재를 누락했다거나 하는 등의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확정적으로 인식한 것은 2019년 3월경이라는 원심 판단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상장, 인보사 품목 허가 관련 등 공소사실 역시 원심 판단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면소 판단된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 명예회장은 품목 허가를 받은 성분이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인보사를 제조 및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검찰은 평소 인보사를 '넷째 자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강한 애착을 가졌던 이 명예회장이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고도 이를 사전에 숨겼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보고 이를 중점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 명예회장은 2액 세포 성분, 미국 임상 중단, 차명주식 보유 사실 등을 허위로 설명하거나 은폐,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을 코스닥에 상장시킨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받는다.
아울러 2011년 4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국내 임상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임상책임의사 2명에게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 40억원 상당을 부여한 후 2017년 4월 주식을 무상으로 교부한 혐의도 있다.
이 외에도 2015년 11월~2016년 5월 코오롱생명과학 차명주식 매도에 따른 대주주 양도소득세 세원이 드러나지 않게 할 목적 등으로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약 77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구입한 혐의(금융실명법 위반)도 적용됐다.
1심은 지난 2024년 11월 이 명예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단지 품목 허가 시험검사 서류상에 기재된 성분과 실제 제조·판매된 성분이 상이하다는 이유로 곧바로 품목 허가 받지 않은 거라 평가하고 범죄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인보사는 품목 허가 과정에서 실제 시험과 동일한 제품으로 사후적 변경이 이뤄진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우선 환자들에 대한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안전성 문제에 대해 검사가 객관적 자료를 제출한 바 없고 과학적 관점에서도 안전성 우려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불법행위가 명백히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2019년 한 차례 사법적 판단이 이뤄진 바 있어 면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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