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몰랐다…현대차 급습 논란 밀러는 '그림자 실세'"

기사등록 2026/02/05 15:51:35 최종수정 2026/02/05 16:40:25

현대차 근로자 300명 체포 주도한 백악관 부비서실장

트럼프 2기 뒤흔드는 강경 정책 설계자…"사실상 총리'

공화당 내부서도 "해임하라" 비판

[워싱턴=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대차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을 체포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사적으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 몰랐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스티븐 밀러 미국 백악관 부비서실장. 2026.02.05.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 =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대규모 이민 단속을 주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이민 정책의 실세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이번 작전은 밀러가 가진 권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대차 공장을 급습해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을 체포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사적으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 몰랐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석방 요청을 받고서야 상황을 파악했다는 의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장·농장에 대한 단속 중단을 거듭 지시했음에도, 밀러는 대규모 단속을 계속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하루 3000명 체포'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연간 추방 규모를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기록(40만 명)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착하고 있다.

◆'선출되지 않은 총리'…트럼프 2기 모든 강경책의 설계자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출신인 밀러는 단순한 참모를 넘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그림자 총리'로 불린다. 2016년 대선부터 트럼프의 곁을 지켜온 그는 1기 당시 가장 논란이 컸던 반이민 정책의 핵심 설계자로, 가족 분리 정책을 주도해 5000명 이상의 아동을 부모와 떼어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2기 들어 그의 권한은 훨씬 막강해졌다. 대통령이 서명한 거의 모든 행정명령을 직접 작성하거나 수정했고, 이민 정책 전반을 독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네소타 이민 단속 항의 시위에 군 병력을 투입하기 위해 '반란법(Insurrection Act)' 발동을 제안하는 등 강경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밀러의 독주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상원의원 톰 틸리스는 밀러가 미네소타 강경 단속 사망 사건의 피해자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것에 대해 "최악의 아마추어 행태"라고 비난하며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밀러의 강경책이 유권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자 주변 참모들에게 "밀러가 일부 사안에서 선을 넘었다"고 언급하는 등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민 옹호 단체 바네사 카르데나스 아메리카스 보이스 사무총장은 밀러를 두고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이 아니라면 사실상 총리와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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