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1호 사건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가상자산(코인) 시세조종으로 71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인운용업체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형 실형이 내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정희)는 4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코인운용업체 대표 이모씨에게 징역 3년, 벌금 5억원, 추징금 8억4600만원을 선고했다. 공범 강씨에게는 징역 2년의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 2024년 7월부터 10월까지 A코인의 거래량을 부풀리고 허수매수주문을 통해 코인 매매를 유인하는 등 시세를 조종하는 방식으로 7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강 씨는 이 씨의 지시를 받고 시세 조종 거래 주문을 실행한 혐의다.
법원은 허수 주문을 한 이유가 가상자산 거래소 내 등급 달성을 위한 것이었으며 거래 유인이나 시세 상승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거래 내역이나 피고인들 사이 주고받은 대화내역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세조종이라는 점은 피해 갈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경우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하고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고, 인위적으로 형성된 가격으로 불특정 다수 투자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의 지시에 따라 단순 거래만을 맡았다고 변론해 온 강씨에 대해서는 "범행의 구조와 목적을 잘 알고도 지속적으로 가담했다"며 "여전히 범행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이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해당 코인이 현재도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됐다.
법원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이 코인 약 122만개를 순매도해 약7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액에 따라 형벌을 가중함으로 이를 적용할 땐 엄격하게 산정해야 한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당이득이 어떤 방식으로 선정됐는지 객관적으로 확인이 어렵고, 구성요건이 엄격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날 실형이 선고된 이씨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피고인들은 모두 보석 상태였다. 재판부는 "법률이 일차로 제정돼 해석의 여지가 상당히 남아있고, 재판에 성실히 임한 점 등을 고려해 보석을 취소하진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2024년 10월 25일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절차로 이첩받은 첫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사례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230억여원을, 강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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