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군축 조약…"국제사회에 경고 신호"
"러, 실존적 위협시 주저 없이 핵무기 사용"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일(현지 시간) 타스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며 "조약은 아직 만료되지 않았고, 미국이 연장을 원한다면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 조약은 배치된 핵탄두 수를 1550기로 제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핵무기 운반체 수를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2010년 체결됐고 오는 5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1972년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1, 솔트1) 이후 60여 년 동안 전략 핵전력은 어떤 식으로든 제한되지 않은 적이 없다"며 "그러나 이제 그런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뉴스타트 조약 만료는 국제사회 전체에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즉각적인 재앙이나 핵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째깍거리는 운명의 시계 바늘 속도를 다시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조약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서로의 의도를 검증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는 있다"며 "조약이 있을 땐 신뢰가 존재하지만, 조약이 사라지면 신뢰도 사라진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 자체가 국제 관계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국제 정세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세계 대전 위험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과거 냉전 시대와 달리 핵 전쟁 가능성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이 가장 큰 위험 요소"라며 핵전쟁이 일어나면 지구가 파멸에 이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가 실존적 위협에 직면할 경우 주저하지 않고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기준을 정한 핵 교리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국가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면 그 누구도 러시아의 결단력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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