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 정기감사…감사원 "주의 요구"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초국적 기업 신용만 믿고 대출 담보를 해제했다가 5900만달러(한화 약 854억원)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은 3일 무역보험공사(이하 공사)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공사에 주의를 요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시추회사 A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한국의 조선사와 심해용 시추선 3척 건조·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2013년 수출입은행에서 3억4000만달러, 공사가 보증한 상업은행 등에서 3억4000만달러의 선박금융 대출을 받았다.
선박금융은 대출금으로 선박 인수 후 용선료(선박 임대료)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구조로, 대출 만기까지 담보 유지가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
그러나 선박 1척에 대한 장기용선계약 체결이 지연되자 A사는 단기용선계약과 장기계약의향서를 제시하며 대주단에 선행조건 충족 전 대출금 1억1000만달러 인출을 요청했다.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공사·수은은 승인했고 장기계약은 불발됐다. 또 A사가 대출금 조기 상황을 조건으로 공동담보 해제를 요청하자 이를 승인했으나 유가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했다.
감사원은 "공사와 수은이 적절한 담보 없이 요청을 모두 승인해 줬다가 결국 2023년 총 5900만 달러 상당의 손실이 확정됐다"라고 밝혔다.
반면 A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에너지 수요 회복으로 2022년부터 경영수지가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 2024년에는 한국석유공사의 포항 영일만 심해 석유 및 가스전 시추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에 58일간 석유시추선을 투입해 8000만달러를 수령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또 공사에서 수출신용보증 제한 사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금체불기업'·'4대보험료 체납기업'·'해외지사와의 거래를 수출로 위장한 대출' 등에도 보증을 제공해 105억원 상당의 부당 보증 및 보증사고 발생했다며 개선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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