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AI가 쇼핑…삼정KPMG "의사결정 주체 바뀐다"

기사등록 2026/02/03 11:04:02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소비자들이 상품을 직접 탐색·비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이 의사결정을 대신 수행하는 소비 행태가 나타나면서 상거래 구조 전반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사용자 의도와 조건을 이해한 AI 에이전트가 쇼핑을 대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가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며 구매 의사결정의 주체가 바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삼정KPMG는 3일 '에이전틱 커머스, 쇼핑의 자율주행을 이끌다' 보고서를 내고 "기업들이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 대비해 에이전트 친화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중장기 관점에서 자체 AI 에이전트 구축과 외부 에이전트와의 협업 중 어떤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정KPMG에 따르면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는 ▲AI 에이전트 플랫폼 ▲표준·프로토콜 ▲결제·신뢰·인증 인프라 ▲커머스·상품으로 세분화되며, 각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AI 에이전트 플랫폼은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의 핵심 요소다. 사용자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쇼핑을 할 경우 상품 탐색 경로 설정, 가격 비교, 브랜드 노출 등 의사결정 과정이 모두 에이전트 내부에서 이뤄지게 된다.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와 쇼핑몰, 결제망을 연결하는 표준을 정의하고 해당 규격이 글로벌 상거래 연결의 공통 언어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는 향후 에이전틱 커머스 생태계의 주도권을 좌우할 경쟁 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결제를 실행하는 구조는 책임 소재, 사기 위험, 다크 패턴 및 과소비 문제와 직결된다. 이에 따라 안정성과 신뢰성을 갖춘 결제 인프라 구축 역시 핵심 과제로 꼽혔다.

기업들은 기존의 검색 최적화 중심 전략에서 AI 에이전트가 선택·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오픈AI, 구글, 아마존, 월마트 등 주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이미 AI 에이전트를 소비자 인터페이스로 삼거나 결제·상호운용성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정KPMG는 한국이 높은 디지털 인프라 수준과 보편화된 간편결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에이전틱 커머스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 대비 한국 시장의 에이전틱 커머스 구현 속도는 제한적인 만큼 기업 차원의 선제적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에이전틱 커머스 확산 과정에서 기술적·윤리적·법적 리스크도 함께 제기했다. AI에이전트의 의사결정 신뢰성, 데이터 편향, 소비자 자율성 침해, 책임 소재 불명확성 등이 향후 제도 정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과제로 꼽혔다.

삼정KPMG 박홍민 상무는 "에이전틱 커머스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탐색하고 선택하던 기존 이커머스 구조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실질적인 구매 주체로 작동하는 새로운 상거래 패러다임"이라며 "AI 에이전트 관점에서 상품 데이터를 설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기업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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