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 끼쳐 죄송"…이후 질문엔 '묵묵부답'
경찰, 구속영장 신청 검토도
불체포특권이 변수
[서울=뉴시스]이지영 이다솜 김윤영 수습 기자 =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3일 경찰에 다시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된 지 2주 만에 두 번째 출석이다.
어두운 코트 차림으로 오전 9시32분께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도착한 강 의원은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오늘 조사에서도 성실하게,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김경 전 시의원 측근으로부터 차명 후원 받은 적 있나' '김경 전 시의원에게 쇼핑백 건네받을 당시 헌금 있다는 것 몰랐나' '1억원 전세 자금으로 사용하신 것 맞나'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하면 불체포특권 포기할 의향 있나'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바로 향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을 염두에 두고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강 의원 측은 쇼핑백을 건네받은 것은 사실이나 석 달이 지나서야 돈이 있는 것을 알고, 이를 인지한 뒤 곧바로 김 전 시의원에게 반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전 시의원은 경찰에 제출한 자수서를 통해 "2022년 카페에서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인 남씨를 만나 1억원을 건넸고 이후 돌려받았다"며 금품 제공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26일 오후 서울시의원직을 자진 사퇴하며 "잘못에 상응하는 법적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경찰은 최근 남씨로부터 김 전 시의원이 건넨 1억원이 강 의원의 전세 자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0일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해 14시간이 넘는 조사를 벌였다. 이날 경찰은 김 전 시의원과 남씨의 진술을 토대로 강 의원에게 금품 수수 인지 여부와 반환 지시 시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후에도 김 전 시의원 등을 불러 진술에 대해 교차 검증을 벌인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강 의원에 대한 재소환해 추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건 핵심 관계자와 당사자의 소환이 충분히 이뤄진 만큼 경찰은 강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른 시일 내에 강 의원을 포함해 김 전 시의원 등 핵심 인물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변수는 불체포특권이다. 현역 의원은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명시한 헌법 44조에 따라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다. 실제로 1987년 개헌 이후 현직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약 60건 상정됐으나 이 가운데 가결된 경우는 12건에 불과하다.
또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 하더라도 구속으로 이어지지 않아 실제 현역 의원이 법정 구속까지 이른 사례는 극소수다. 실제로 지난 2024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으나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다.
다만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했고, 지난해 9월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래 처음으로 현역 의원 신분으로 구속됐다.
한편 경찰은 강 의원에 대한 공천헌금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김 전 시의원의 공천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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