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현주 조성봉 김난영 정금민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정청래 대표의 '합당론'을 두고 공개 충돌했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 명분을 내세웠지만 비당권파는 차기 당권·대권을 위한 판 흔들기로 규정하며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2일 오전 민주당 공개 최고위에서 "통합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한다"며 "2~3%의 박빙 선거에서 부지깽이라도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선거의 기본"이라고 합당의 명분을 강조했다.
합당 제안에 대한 절차적 문제 제기를 두고는 "합당을 제안한 것이지 합당을 결정하거나 합당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당대표로서 공론화의 문을 열었으니 이제 당원들께서 당의 운명을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은 힘을 합치자는 것이고, 분열은 힘을 빼자는 것"이라며 "통합이 분열이라는 말은 언어 모순이자 '뜨거운 아이스크림' 같은 형용모순"이라고 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 이재명 정부 승리를 위해 통합해 힘을 모아 싸우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언주 수석최고위원은 이에 "이재명 정부의 중도실용 노선을 뒷받침하는 우리 민주당 중심의 흡수합당이 아닌, 조국혁신당의 DNA를 유지하며 하는 합당은 논의 대상 자체가 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이 이재명 정부의 중도실용 노선을 신뢰하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데 자꾸 당이 독자노선을 추구하거나 당내 노선 갈등이 심각하게 벌어지면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디커플링되다 결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까지 흔들리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합당론을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 임기 초반에 2인자·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라며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당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온전히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현실을 반성하고 성찰한다"며 "이제 소모적인 합당 논의를 멈추고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합당은 당내 분란만 키우고 우군인 조국혁신당과 불필요한 갈등만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가 "결단코 대표 개인이나 소수의 밀실 논의, 밀실 합의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며 "2014년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의 밀실 합의로 시작된 새정치민주연합 합당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 결과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중도층에서는 양당의 합당 추진을 좋게 본다는 답변이 28%에 불과했다. 좋지 않게 본다는 답변은 40%나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는 언제나 중도층 확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시사한 바를 결코 무시하거나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시선, 중도층의 판단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비당권파의 비판이 이어지자 당권파로 분류되는 문정복 최고위원은 "당대표는 개인이 아니다. 당원의 모든 총의로 만들어진 대표"라며 "그 대표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당원들께 제안했고, 공은 당원들에게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개적 면전에서 면박을 주고 비난하고 이렇게 하는 것이 민주당의 가치인가"라며 "적어도 공당의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가지고 이렇게 공개적인 석상에서 모욕에 가까운 얘기를 하는 것은 저는 당인으로서의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최고위원은 "당원이 뽑은 당대표고 그 당대표가 제안한 것이다. 이제 당원이 결정할 차례"라며 "그 과정도 지켜보지 못하는가"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당대표 (시절) 면전에서 독설을 쏟아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라"고 했다.
정 대표는 합당론에 대한 갈등이 공개 분출하자 추가 발언을 통해 "당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다"며 "당원들에게 길을 묻고, 당원들이 가라는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주 고(故) 이해찬 전 총리 추모 기간 순연됐던 합당 관련 긴급 회동을 이날 재개했다. 아울러 재선 의원 일부도 만남을 추진하는 등 합당론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 여러 단위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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