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12년 함께 산 동거녀를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30일 방송한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선 동거녀를 유기한 뒤 방화까지 저지른 사건을 다뤘다. 새벽 시간 "재개발이 예정된 교회 자리에서 연기가 난다"는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쓰레기 더미에는 심상치 않은 냄새가 풍겼다. 처음에는 잔해가 동물 사체로 보였지만, 사람의 신체 일부였고 머리와 몸통, 골반 등이 분리된 상태였다.
골반 크기를 토대로 피해자를 여성으로 추정했다. 현장 주변은 재개발로 출입이 제한 돼 펜스가 높게 쳐져 있었지만, 인근 CCTV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됐다. 신고 약 30분 전 방화로 보이는 불꽃이 확인됐고 사건 전후 현장을 오간 인물은 박씨(가명) 뿐이었다.
박씨는 화재 직전 펜스 안으로 들어갔다가 몇 분 뒤 나왔고 이후 인근 연립주택으로 들어갔다. 과거 상해치사 전과가 있는 인물로, 주민들은 "한동안 박씨 아내가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은 12년간 사실혼 관계였으며, 동거녀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시점은 화재 발생 16일 전이었다. 피해자 여동생은 "언니와 연락이 끊겼다"며 걱정했다. 박씨는 화재 며칠 전부터 여동생 문자와 전화에 대신 답했다. 피해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박씨의 도박 빚을 갚아주는 등 뒷바라지를 했다.
수사팀은 화재 발생 12시간 만에 박 씨를 체포했다. 집안은 깨끗해 보였지만 루미놀 반응이 나왔고, 냉장고 안에서 망치, 전정가위, 톱 등 범행 도구를 발견했다. CCTV를 통해 박씨가 방화 전날 들른 장소에서 나머지 시신도 수습했다.
박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증거가 제시되자 "자고 일어나니까 동거녀 시체가 화장실에 있었다" "술 마시고 깨보니 비닐봉지에 싸여 있었다" "술 문제로 잔소리를 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사체는 훼손이 심해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다. 박씨의 과거 상해치사 전력도 주목 받았다. 당시 사건 기록을 통해 피해자에게 몹쓸 짓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최종 징역 35년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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