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납품 해주세요"…'공무원 사칭 사기' 잡는다[구청25]

기사등록 2026/01/31 07:45:00

위조 명함·공문 활용한 사칭…소상공인 피해 증가

형사고발, 소상공인 전담창구 등 피해 예방 나서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A씨는 유통업을 하는 B씨에게 서울시 로고가 박힌 위조 명함과 위조된 공문서를 제시하며, 1650만원 상당의 에어간판(공기로 세우는 홍보 간판) 대리구매를 요청했다.

B씨는 A씨를 시청 공무원이라고 믿고, A씨가 지정한 계좌로 1650만원을 송금했다. 다음날 A씨에게 돈을 받기 위해 서울시청을 찾았으나 그제야 자신이 속았음을 알게 됐다.

이처럼 서울시와 자치구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중·소상공인을 상대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31일 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공무원을 사칭해 위조 명함이나 허위 공문을 내세워 물품을 대량으로 주문하고, 며칠 뒤 제3의 가짜 판매업체를 소개해 '대리구매'를 요청해 대금을 선입금하게 만드는 신종 사기 수법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0다산콜재단에 접수된 공무원 사칭 사기 관련 상담이 총 375건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중·소상공인에게 대리구매를 유도하는 주요 수법은 ▲감사위원회 감사 대응을 이유로 해당 물품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압박하며 대리구매를 요청하는 '압박형' ▲예산 부족을 내세워 소상공인이 공공기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대리구매를 부탁하는 '호소형' ▲추후 수의계약 업체로 선정해 주겠다고 약속하며 대리구매를 요청하는 '유인형' 등이다.

대리구매를 요구하는 품목도 의료기기(제세동기, 산소호흡기, 혈압계, 소독기 등), 재난 대비용품(소화설비, 방수포 등), 식음료(와인), 생활용품(방패연, 리코더, 실리콘 용기 등) 등으로 다양하다.

시는 그동안 신고센터와 120다산콜재단 통해 수집한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허위 공문, 위조 명함 등 증거자료를 수집해 형사고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의심 상황이 발생하면 거래중지(선입금 금지) → 신분 확인(이름·소속 부서·연락처) → 실제 물품 주문 여부 확인 → 범죄 신고(경찰서 112, 서울시 공무원 사칭사기 피해 신고센터 1600-0700, 내선번호 8번) 등 대응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자치구도 마찬가지로 공무원을 사칭한 대리 구매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구로구에서만 총 19건이 파악됐다. 16건은 업체가 관계기관에 확인해 피해를 막았으나 3건은 실제로 약 8000만원이 송금돼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

은평구도 같은 수법의 공무원 사칭 보이스피싱이 잇따르고 있어 구 계약업체에 알림톡을 발송하고, 공무원 사칭 주의 영상을 제작해 전광판과 유튜브 등에 송출하고 있다.

구로구와 은평구는 아파트 미디어보드, 지하철역 현수막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범죄 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관악구는 공무원 사칭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소상공인 전담창구'를 마련했다. 전담창구에서는 ▲공무원 명의 연락, 명함, 공문서에 대해 실제 소속 및 발주 여부 확인 ▲위조 명함, 가짜 공문을 활용한 사칭 유형 등 최신 사례 안내 ▲상황별 대응 요령과 예방 수칙 안내 등 원스톱지원을 제공한다.

또 접수된 사례들을 유형별로 분석하여 관악구 누리집과 유관 기관, 상인단체 등에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유사 사례 재발 방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물품 구매 등을 명목으로 개인에게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사칭이 의심될 경우 즉시 전담창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경찰청(112)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