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졸업식에도 꽃시장은 한파…"발길 계속 줄어"

기사등록 2026/01/31 07:00:00 최종수정 2026/01/31 07:28:24

초중고교 졸업 시즌에도 한산…"일찍 정리하려고 해"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사람 다수…손님 없어 힘들어"

"꽃 없으면 허전한 느낌이지만 실용적인 선물 받고파"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이 졸업 시즌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01.1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한창 잘나갈 때보다 꽃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죠. 저도 일찍 정리하고 들어가려고요."

지난 29일 오후 뉴시스가 찾은 서울 서초구 양재 지하꽃시장. 지난해 연말부터 초·중·고교 졸업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꽃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주춤한 모습이었다.

약 100개에 달하는 소매 상가가 들어서 있었지만 한 남성이 꽃다발을 구매해 나가거나 한 가족이 꽃집 앞에서 휴대폰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상황을 제외하곤 실제 방문한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조용했다.

1970년대부터 50여년이 넘도록 화훼업만 했다는 김모(78)씨는 "사람들이 꽃을 찾긴 하지만 인터넷이 광범위하니 쉽게 시킬 수 있는 쿠팡 같은 곳에서 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계속 손님이 줄어들어서 결국 생존 경쟁"이라며 "꽃시장을 찾는 손님이 없어서 힘들다"고 연신 고충을 토로했다.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67)씨도 "졸업식 시즌이긴 한데 지금은 또 소강상태고 조용한 편"이라며 "일찍 정리하고 들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씨는 "2월 초가 되면 사람들이 조금 더 올 것 같긴하다"면서도 "매년 오는 손님이 줄어드는 건 말할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인근 또 다른 상인도 "연말연시에 사람들이 오고 지금은 없다"며 "경기가 안 좋고 코로나 이후에 쭉 손님이 줄었지만 이제부터 조금씩 나아지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이 졸업 시즌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6.01.19. xconfind@newsis.com
그럼에도 뉴시스 취재진이 지난 30일 오전 찾은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교 졸업식에서는 대부분 졸업생이 크고 작은 꽃다발을 들고 연신 기념 촬영을 찍는 광경이 이어졌다.

그러나 손주의 졸업을 축하하러 온 일부 조부모 손에는 꽃이 들려있지 않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이날 졸업한 김모(16)군은 "다들 꽃을 선물하니 저도 받고 싶었다"며 "부모님이 꽃을 주셔서 기분은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군은 '받은 꽃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집 안 꽃병에 꽂아두고 며칠 뒤 금방 버릴 것 같긴하다. 사실 실용적인 것, 휴대폰을 새로 바꿔주면 좋을 것 같은데 안 해줄 것 같다"고 전했다.

손자가 이번에 중학교를 졸업했다는 장모(69)씨는 따로 꽃을 준비하지 않았다며 "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굳이 필요하지 않고 다른 걸 원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손자가 휴대폰 이어폰을 갖고 싶어 했는데 어떤 건지 내가 잘 몰라서 알아서 살 수 있게 용돈을 줬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모(19)씨도 "졸업식에 꽃이 없으면 허전한 느낌이 들긴할 것 같긴하다"면서도 "화려하고 비싼 꽃보단 기념용으로 작은 꽃도 괜찮다는 마음이 들긴 했는데 사실 성인이 됐으니 가방처럼 다른 걸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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