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에 앞서 20일 유럽 최대규모 대사관 신축 승인
시진핑 “강대해져도 타국에 위협 안될 것”
스타머 “코끼리를 만지러 온 것” “구동존이(求同存異) 추구”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이룬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말했다.
◆ 스타머 총리 “생산적인 회담” 성과로 30일 무비자 발표
스타머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의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회의 후 사업 또는 관광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영국 시민은 30일 미만 체류 시 비자 없이 여행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국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다른 국가들과 같아지게 됐다.
노동당 소속 스타머 총리의 방중은 2018년 보수당 정부의 테리사 메이 총리 이후 8년 만이다.
스타머 총리는 방중에 앞서 20일 런던 도심의 옛 왕립 조폐국 부지에 대규모 중국대사관을 신축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 대사관은 유럽 내 최대 규모 크기로 2018년 처음 추진할 때부터 반대와 항의가 많아 진행되지 못했다.
해당 대사관이 스파이 행위의 본산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망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겁박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스타머 정부가 중국측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사관 신축 승인을 마무리한 것은 총리의 방중을 앞둔 사전 작업으로 중국측은 주요 유럽 국가 중 무비자에서 제외됐던 영국을 포함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까지 중국에 150억 달러 투자 계획도 밝혔다.
야당에서는 이번 스타머 총리 방중 기간 홍콩 민주화 운동가로 빈과일보 발행인인 지미 라이의 석방에 나서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고 BBC 방송은 보도했다.
◆ 시진핑 “강대해져도 타국에 위협 안될 것”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양국 정상회담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며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은 항상 평화 발전의 길을 고수해 왔으며, 전쟁을 먼저 시작한 적도 없고, 다른 나라의 영토를 한 치도 점령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이 아무리 발전하고 강대해지더라도 다른 나라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 경제 무역 협력의 본질은 상호 이익과 윈윈”이라며 “양측은 교육, 의료,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확대하고, 인공지능, 생명과학, 신에너지, 저탄소 기술 등의 분야에서 공동 연구 및 산업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영국이 중국 기업들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차별없는 사업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을 희망했다.
시 주석은 영국에 대해 일방적인 비자 면제 입국 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 시 주석 “보호주의, 패권 정치가 만연” 미국 겨냥
시 주석은 “일방주의, 보호주의, 그리고 패권 정치가 오랫동안 만연해 국제 질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법은 모든 국가가 준수할 때 비로소 진정한 효력을 발휘하며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정글과 같은 상태로 퇴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 모두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공동으로 옹호하고 실천해 공정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와 포용적 세계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으나 트럼프의 보호주의와 국제법 무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 스타머 “대만 문제에 대한 영국의 오랜 정책 변함없어”
스타머 총리는 8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60명이 넘는 기업, 문화, 산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온 것은 양국간 협력의 폭넓은 범위와 중국과의 협력을 심화,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양국이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국제 정세 속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며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한 영국의 오랜 정책은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반환되기 전까지 홍콩을 지배했던 영국의 총리이기도 한 스타머는 “홍콩의 번영과 안정은 양국 공동의 이익이며, 영국은 홍콩이 영국과 중국을 잇는 독특하고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 스타머 “코끼리를 만지러 온 것” “구동존이(求同存異) 추구”
스타머 총리는 앞서 열린 영국-중국 비즈니스 협의회에서 중국과의 관계 구축은 ‘코끼리 전체를 보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경제 대표단 회의에서 “어떤 사람은 코끼리 다리를 만지고 베개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배를 만지고 벽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더 폭넓고 심도 있는 소통을 통해 중국이라는 거대한 코끼리 전체를 바라보고 시대에 걸맞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국 관계와 관련해 중국 속담을 인용하고 싶다”며 “차이점을 존중하면서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라’는 것(求同存異)”이라고 말했다.
28일 중국에 온 스타머 총리는 31일까지 상하이 등 일정을 마치고 일본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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