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상생협력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전문가 사실조사, 당사자 신문, 자료보전 등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기술침해 소송에서 전문가의 사실 조사, 당사자 신문 등을 할 수 있는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K-디스커버리)'가 최초로 도입된다. 이로써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의 손해 입증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29일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 신설을 뼈대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이자 정부가 지난해 9월 10일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의 주요 후속 추진 사항 중 하나였다.
그동안 기술 탈취와 관련된 소송에서 침해 중소기업은 마땅한 자료 확보 수단이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불리함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벤처기업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침해 중소기업의 1순위 애로사항은 '입증곤란(73%)'이었다.이에 증거개시 제도를 시행 중인 미국, 일본, 독일 수준의 기술보호 장치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개정은 ▲전문가 사실조사 ▲당사자 신문 ▲자료보전 명령 등 3대 핵심 패키지를 갖췄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취득하거나 사용하는 유용행위와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신청인이 요청하면,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사실 조사를 할 수 있다. 전문가는 상대방의 사무실, 공장을 방문하고 자료열람을 하는 식으로 조사를 수행한다. 법원은 해당 조사 결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기술자료 유용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양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 법원의 결정으로 녹음, 영상녹화 등으로 당사자 간 신문을 할 수 있다. 신문 결과는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할 수 있게 된다.
법원은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관한 위반 사실을 증명하거나 손해액을 정할 때 필요한 자료를 관리·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보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명령을 받으면 자료의 훼손·멸실 방지 의무가 생긴다.
그밖에 법원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사건의 실체 파악과 신속한 재판을 위해 기존에 수행한 행정조사와 관련된 자료 제출을 중기부에 명할 수 있는 '자료제출명령권'이 생겼다. 수·위탁 거래 체결 전에 발생한 기술자료 유용행위도 개정안이 적용될 수 있도록 보호범위를 넓혔다.
중기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침해 중소기업의 피해 구제가 용이해지고 정당한 손해배상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증거 확보가 강화돼 기술탈취 예방효과가 일어나고 전문가 증거조사로 법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이 증거 접근권을 확보하는 제도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땀과 노력으로 개발한 기술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두텁게 보호될 수 있는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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