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직무유기' 조태용 전 국정원장 재판, 2월 본격 시작

기사등록 2026/01/29 12:19:50

계엄 선포 인지하고도 국회 보고 안한 혐의

'비화폰 삭제 혐의' 박종준과 병행 심리 예정

2월 4일 첫 공판기일…피고인 출석 의무 있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1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듣고 국회에 보고하지 않는 등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재판이 오는 2월 본격화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9일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조 전 원장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조 전 원장 측은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공소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조 전 원장 변호인은 "당시 보고 누락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보고받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서로 주장이 대립하는 상황이라 기관 대응 차원에서 서한 등을 발송한 것이지, 정치적인 행위로서 한 게 아니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허위 증언 혐의와 관련해서는 "홍 전 차장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보고 받았냐는 게 쟁점인데 인식할 수 없던 것, 인식한 것을 진술한 거지 허위 증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도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은 "조 전 원장은 계엄지시 문건을 수령한 적이 없고 다른 국무위원들이 주고받는 것도 목격하지 않았다"며 "허위사실 기재가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 국정원 폐쇄회로(CC)TV 자료를 선별적으로 제출해 국가정보원법을 어긴 혐의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나 외부 기관에서 CCTV 제출 요구가 있을지 몰라서 보안성 검토 등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내란 특조위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가 들어와서 그 부분을 제출해 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준비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2월 4일 조 전 원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겠다고 밝혔다. 피고인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공판기일에 출석할 의무가 있다.

또 "피고인의 구속 만기 기간이 그렇게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증인을 10명 내외로 소환하면 3월 중순 정도에 무난하게 마무리하고 선고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3월께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증인이 겹치는 부분은 병행해 심리하고 선고를 함께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해 11월 조 전 원장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조 전 원장은 지난 2024년 12월 3일 오후 9시께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듣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아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이재명·한동훈 잡으러 다닌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 역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 전 원장에겐 국회에 국정원 폐쇄회로(CC)TV 자료를 선별적으로 제출함으로써 정치 관여를 금지하는 국가정보원법을 어긴 혐의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홍장원 전 차장의 '체포조 증언'에 대한 신빙성을 지적한 것 역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막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과 관련한 지시나 문건 등을 받은 바 없다고 거짓 증언했다는 혐의,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 등도 받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e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