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형 동신대 교수, 풍력·ESS·송전 비용 빠진 단기 논리 지적
"호남, 해상풍력·원전 결합하면 국내 최고 RE100 인프라"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최근 유튜브에서 확산한 '전기 남는 호남? 삼성·SK가 못 가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과 관련해 호남의 재생에너지 여건을 과소평가한 단편적 분석이라는 전문가 반론이 제기됐다.
이순형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해당 영상이 "반도체 산업의 입지를 논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재생에너지 계산 방식, 에너지저장장치(ESS) 비용 해석, 장기적 산업 전략 측면에서 논리적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먼저 영상에선 호남의 재생에너지를 태양광 중심으로만 설명하며 낮은 이용률(약 15%)을 근거로 "대규모 반도체 단지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결론 낸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전남은 현재 30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며, 풍력 이용률은 태양광의 두 배 수준"이라며 "이를 포함하면 영상에서 제시한 '비현실적인 설비 용량'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전남의 재생에너지 잠재량은 총 444GW에 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ESS 비용에 대한 해석도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영상에선 호남 이전 시 재생에너지 100%(RE100) 달성을 위해 약 60조원 규모의 ESS 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는 한 ESS는 지역 이전 여부와 관계없이 필수적인 국가 공통 인프라"라며 "호남 이전의 특수 비용처럼 묘사한 것은 비교의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용인에 반도체 단지를 조성할 경우 장거리 송전망(HVDC) 건설비와 사회적 갈등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이 영상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가 가까운 호남 내 소비는 송전 손실과 계통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 일정과 관련해서도 단기적 시각에 치우쳤다고 평가했다.
영상은 삼성이 이미 용인 부지 계약과 공사를 진행 중이어서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 교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성 시점은 2040년대 이후"라며 "2030년 이후 강화될 'RE100 요구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전력을 어디서 끌어서 오는가'보다 '전원을 곁에 두고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종합적으로 "해당 영상이 인력 수급이나 클러스터 효과 등 현재 기업 입장의 현실적 제약을 짚은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국가 전체의 에너지 그리드 안정성과 탄소중립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풍부한 호남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하고 전력 다소비 기업을 분산 유치하는 전략은 충분히 합리적이고 필수적인 논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전문가 간의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전문가와 기업, 정부가 장기적 시야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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