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치, 공천헌금과 지역주의를 넘어'
전문가 "지방선거 공천=당선 구조 바꿔야"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단체가 공천헌금과 지역주의에 따른 과소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공천·선거·정당제도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2026 지방선거, 무엇을 바꿀 것인가? 지방정치, 공천헌금과 지역주의를 넘어'를 주제로 공개 간담회를 열고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논리에 예속된 채 반복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가 지속된다면 지방자치와 지방선거의 존재 이유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제에 나선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장(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최근 제기된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후보 공천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참여경선이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경선)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 위원장은 또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에서 단순다수제로 당락이 결정되는 현행 제도는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며 "광역단체장 선거를 중심으로 결선투표제나 선호투표(순위투표) 도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지방선거에서만 후보를 낼 수 있는 지역정당을 허용해 경쟁을 촉진해야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신화를 깨고, 공천 비리의 유인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회옥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지방선거 무력화의 원인으로 '지방정치의 중앙정치화'와 '과소경쟁'을 꼽았다. 그는 "공천 과정은 더 이상 정당 내부의 자율 영역으로만 볼 수 없다"며 공천 과정의 법제화와 투명성 강화를 강조했다.
정 위원은 공직선거법에 공천심사 최소 기준을 신설하고, 공천심사 회의록을 선관위에 제출·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과 함께 공천심사위원의 외부 인사 참여 확대, 일부 위원의 무작위 추첨, 상향식 경선 원칙화를 제안했다.
아울러 "공천비리가 발생할 경우 공천 무효, 국고보조금 삭감, 재보궐 선거 비용의 원인자 부담 등 정당 책임을 강화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공천헌금 근절을 위해 정치자금법에 공천 관련 금품수수 행위를 명시하고, 내부 고발자를 공익신고자보호 대상에 포함하는 등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참석한 송진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선거제도 개편 논의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인구대표성, 즉 투표가치의 평등 원칙이 보다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의원 정수와 선거구 획정, 비례대표 비중이 서로 연동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선투표제나 비례대표 확대는 단일 제도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관련 조항 전반을 함께 고려한 종합적인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투표 당선 문제에 대해서는 "단독 후보일 경우 선거운동이 제한돼 유권자의 알권리가 훼손될 수 있다"며 "경쟁 조건을 키우는 구조 개선과 함께 찬반투표 등 권리보장 장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노건형 경실련 지역협의회 운영위원장(수원경실련 사무처장)은 기초단위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하며 "공천이 선거 직전에 이뤄지는 구조에서는 신인 정치인이 자신을 알릴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확정 시점을 앞당겨 준비 기간을 보장하고, 기탁금과 선거비용 보전 제도를 신인·청년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손질하는 방안, 정당 차원의 신인 후보 양성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했다. 지역정당 설립 요건을 완화해 지역 기반 정치세력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경실련은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공천헌금 의혹을 차단하고 지방선거의 경쟁을 회복하기 위해 ▲공천 과정의 투명화와 정당 책임 강화 ▲결선투표제 등 대표성 보완 장치 도입 ▲중대선거구 확대와 비례대표 강화 ▲지역정당 허용 논의를 지속적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pic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