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백악관에 비공식 우려 전달…스타머 총리도 공개 반발
트럼프, '아프간 발언' 48시간 만에 진화 시도…"영국군 사랑한다"
[서울=뉴시스] 이재우 문예성 기자 =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백악관에 우려를 전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의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전쟁 당시 기여를 축소하는 발언을 사실상 '철회(backtracked)'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더 선과 GB뉴스 등 영국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찰스 3세가 비공식 외교 채널로 백악관에 우려를 전달했고 이후 영국 군 장병을 '가장 위대한 전사들 가운데 하나'라고 추켜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찰스 3세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오는 4월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한 영국 정부 관계자는 더 선에 "발언이 실수였는지 의도적이었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그로 인한 상처에 대해 찰스 3세가 분명히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더 선은 백악관이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GB뉴스 등은 버킹엄궁 측도 확인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위대하고 매우 용감한 영국 군인들은 언제나 미국과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며, 영원히 그럴 것"이라고 썼다.
이어 "아프간에서 457명의 영국군이 전사했고,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들도 많았다"면서 "그들은 모든 전사자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존재였다"고 했다. 그는 "이런 유대는 결코 끊어질 수 없을 만큼 강하다"며 "영국 군대는 엄청난 열정과 헌신으로 미국을 제외하곤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도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토 동맹국들의 아프간 참전에 대해 "그들은 병력을 보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전선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아프간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및 연합군 병력은 약 3600명이며, 이 중 미군은 2465명, 나토 기타 회원국 전사자는 1160명이다. 영국군은 457명으로, 미국 외 국가 중 가장 많은 전사자를 기록했다. 인구 대비 전사자 비율로 보면 미국(100만 명당 7.9명), 덴마크(7.7명), 영국(7.2명) 순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모욕적이며 솔직히 끔찍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그런 말을 했다면 분명히 사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영국은 아프간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자유와 우리가 믿는 가치를 위해 함께 싸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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