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중앙연구원, AICC 관련 실태조사 결과 발표
시민 54.2%가 AICC 불만족…87.5%는 인간 상담사 선호
AICC 도입 후 일평균 민원 17.9% 증가…"노동조건 악화"
"고용영향평가 도입하고 노동자 참여 기반 통제 늘려야"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기업들이 주요 상담창구를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과 관련, 콜센터 상담사 10명 중 6명은 AI상담(AICC) 도입 후 노동조건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서비스 불만족으로 인한 고객들의 민원 증가가 꼽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AI와 노동: 콜센터를 중심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AICC는 알고리즘 기반 로봇 시스템이 직접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상담업무를 자동으로 지원해주는 서비스로, 콜봇이나 챗봇, 음성봇, 상담 내용 분석 등 다양한 유형으로 금융, 이커머스, 의료기관, 공공기관 등 콜센터를 운영하는 모든 업종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AICC 확산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9월 8일부터 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중 AICC 이용 경험자 7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ICC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54.2%로 나타났다. 여성일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AICC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40.8%로, 도움을 받았다(35.0%)는 응답보다 높았다.
응답자들은 불만족 이유로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해서(27.7%)'를 가장 많이 꼽았고, '복잡한 문의를 할 수 없어서(25.1%)', 'AI가 이해하지 못해서(21.4%)' 등이 뒤를 이었다.
인간 상담사와 AICC 중 선호하는 상담 주체를 묻는 응답에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87.5%로 압도적이었다. AICC 상담에 만족했다고 답한 집단에서도 68.9%는 인간 상담사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AICC 확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7%로 과반이었으며, 동의한다는 응답은 19.4%에 그쳤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AICC 도입이 노동조건을 악화시켰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해 9월 2일부터 11월 21일까지 콜센터 종사자 1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63.1%는 AICC에 대한 고객 민원을 받아봤다고 답했다.
도입 전후 하루 평균 민원 건수를 보면 도입 전은 8.55건이었는데, 도입 후 10.08건으로 일평균 1.53건(1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민원으로는 짜증(58.5%), 화(34.6%), 욕설(14.6%), 반말(14.6%) 등이었다.
AICC 미도입 사업장의 콜센터 상담사 57.9%는 '도입 후 노동조건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도입 사업장 상담사 60.8%는 노동조건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77.2%)'가 가장 높았다. 이어 '상담인력 축소(34.2%)', '더 복잡해진 업무(29.1%)', '어려운 상담 증가(25.3%)' 순으로 나타났다.
또 상담사의 79.2%는 AICC 도입과 관련해 사측으로부터 어떤 설명이나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AICC 도입 기업에 고용유지 및 직무 전환 계획 수립 의무화와 AI에 대한 노사 간 사전 협의, 기술도입에 따른 고용영향평가 실시, 노동자 참여 기반 민주적 통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상담사에게 교육훈련이나 기술 관련 정보 제공 의무화, 감정노동 보호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법적으로는 알고리즘 평가와 인사관리 법적 기준 정립, 인간 감독 원칙 법제화, 사용자의 불공정성 및 차별 입증 책임 강화, 상담사에 대한 AI 설명 요구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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