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덕죽 "팔선 폐업 지시 이병철…내 음식 먹고 철회"

기사등록 2026/01/22 08:26:42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후덕죽 셰프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인연을 얘기하며, 자신의 음식을 맛본 이병철 회장이 폐업을 하기로 했던 중식당 팔선을 다시 운영하게 했다고 말했다.

후덕죽은 21일 방송한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와 이 회장과 얽힌 사연을 풀어냈다.

후덕죽이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부주방장이던 시절 이 회장은 팔선이 플라자호텔 중식당 도원을 이기지 못하자 폐업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후덕죽은 "1등이 아니면 안 하는 게 낫다고 했다"며 "그때 저는 부주방장이었는데, 마침 제 위 주방장이 그만두고 제가 그 일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님 큰딸이 호텔 고문 역할이었는데 제 음식을 드시더니 '음식 맛이 달라졌다'며 회장님에게 식당 방문을 권했다. 그런데 회장님이 '문 닫으라고 한 데를 뭐 하러 가보냐'고 하셨다더라"고 했다.

이 회장은 딸의 요청에 결국 팔선에 가서 후덕죽이 만든 음식을 맛보게 됐고 이후 폐업을 철회했다.

후덕죽은 "큰따님이 날 믿어줬다. ‘음식 맛이 달라졌으니 맛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회장님을 모시고 왔다. 음식을 드시더니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식당을 닫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후덕죽은 이 회장 건강이 악화해 음식을 못 먹게 되자 직접 중국과 일본을 다니며 약이 될 수 있는 음식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고 했다.

후덕죽은 "약선 요리라는 게 있다. 음식에 약재를 넣어서 같이 조리하는 거다"며 "회장님이 폐가 안 좋으셨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하시니 약도 못 드셨다. 급해서 비서실에서 빨리 방도를 찾아보자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약선 요리 전문점을 어렵게 찾아갔는데 문을 닫았더라. 식당이 모두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어렵게 수소문해 찾아갔다"며 "손님 입장으로 들어가서 먹어보는데, 아무래도 음식이니까 형태를 알아야 할 거 아닌가. 그때는 필름 카메라로 팍팍팍 찍으니 지배인이 와서 '나가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는 "주방장이 퇴근하는 10시까지 밖에서 기다렸다. 사정을 얘기하니 동감하고 이해해주더라. 요리하는 사람이라 통했다"며 "그분께서 영업시간 끝나고 그 시간 뒷문으로 들어오라고 하더니 알고 싶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줬다"고 했다.

후덕죽은 그때 배워온 천패모 가루를 넣은 배찜 천패모설리를 이 회장에게 줬다. 그는 "이거라도 쪄서 드렸더니 조금 드시더라"라고 했다.

후덕죽은 서울신라호텔 중식당 팔선 총괄셰프였고, 신라호텔 조리총괄 상무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중식당 호빈 셰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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