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안전의 핵심은 사람·선박·바다
고령화 선원, 졸음운항은 현장서 먼저 봐야
불법 증·개축 과적은 대형사고의 숨은 뇌관
[동해=뉴시스] 이순철 기자 = 김인창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동해 겨울바다는 늘 위험하다. 파고·바람·시정이 동시에 악화되는 '위험 3요소'가 상존하고, 동해퇴 및 울릉·독도 해역을 포함한 광활한 관할 구역은 사고 발생 시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런 동해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장형 지휘관이다. 그는 "해양사고는 구조로 만회할 수 없다"며 "최악의 상황은 반드시 출항전부터 입항까지 전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양안전의 핵심 요소로 사람(선원)·선박·바다(기상)를 꼽으며, 이 세 요소를 동시에 관리하는 해양안전 정책을 2026년 동해해경청의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신년을 맞아 김 청장에게 올해 해양안전 정책 구상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양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것은.
"해양안전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바로 사람(선원), 선박, 그리고 바다, 즉 기상이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해양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사람', 즉 선원 요소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현재 내항선과 국내 어선 분야를 중심으로 선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해양종사자들의 영세화와 높은 이직률이 맞물리면서 선원의 고령화 구조가 고착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졸음운항이다. 고령화로 인한 인지·신체 능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해상에서는 작은 방심이 곧 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불면과 피로 누적은 순간적인 졸음운항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선박 자동화·자동조타 장비 확산으로 긴장감이 느슨해지면서 위험 상황과 해양사고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다. 동해해경청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에 대한 현장 대응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관제는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경각심을 가지고 개입해야 하는 관리 영역입니다. 동해해경청은 VTS(해상관제센터)를 중심으로 졸음운항이 의심되는 선박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즉각적인 주의 조치를 실시한다. 출동 경비함정 역시 R/D 모니터링을 강화해 이동 선박에 대해 표적 지정, CPA(Closest Point of Approach, 두선박의 최근접점) 분석, 통신기 호출, 경고 기적 등 단계별 조치를 통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특히 새벽 시간대 야간 조업 후 입항하는 어선과 화물선을 대상으로 졸음운항 예방 안심콜 서비스를 적극 시행하고 있으며 관내 위험구역 96개소에 대한 알람 설정으로 예방 시스템을 한층 강화했다."
-두 번째 요소인 '선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불법 증·개축은 대형 해양사고, 특히 전복사고의 숨은 뇌관이다. 선체 구조물 임의 증설, 레이더 반사기 무단 변경, 검사 후 가림막·상갑판 구조물 설치 등 실제 적발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3년간 184건의 불법 개조 등 안전저해 행위를 단속한 바 있다. 이러한 행위는 선박의 복원성을 급격히 저하시켜 전복 위험을 크게 높다. 과적 역시 마찬가지로 흘수와 복원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현장 부서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동해해경청은 위험 징후가 있는 선박을 출항 단계부터 선별·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했다. 새벽 시간대 출입항이 집중되는 선박, 한쪽으로 기울어진 선박, 과적·흘수선 이상이 의심되는 선박 등을 V-PASS(선박출입항시스템) 기반 모니터링으로 사전에 선별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현장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등 전문기관과 협업해 정밀 판단을 받고, 위험 선박에 대해서는 상황실·경비함정 간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아울러 관계기관 합동 단속을 통해 불법 개조 행위에 대한 단속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바다', 즉 기상 요소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해양경찰은 기상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핵심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기상이 악화되는 과정에서 출항해 조업을 하다 전복사고가 발생하면, 결국 해양경찰 직원들이 생명을 걸고 구조에 나서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는 충분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사고이다."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동해해경청은 기상청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분야별 유관기관과 TF를 구성해 부처간 벽을 허물고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그래서 해역별 기상 모니터링과 데이터 분석을 고도화해 풍랑특보(예비) 이전 단계부터 위험기상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겠다. 또한 위험 시간대·위험 해역·안전 해역 정보를 현장 부서에 신속히 제공해, 기상 정보 기반의 예방적 상황관리를 통해 해양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겠다."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양안전의 핵심은 결국 사람·선박·바다다' 해양사고는 사고가 난 뒤 구조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출항전부터 전 과정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해해경청은 선원 안전교육 강화, 선박 사전점검, 기상 해상상황에 따른 선제적 출항통제 선박대피 명령 등 사람·선박·바다 전 영역에 걸친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현재까지 단 한건의 대형 해양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동해해경청은 생각보다 훨씬 앞선 위치에서 해양안전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의 작은 위험 신호 하나까지 놓치지 않은 선제적 체계적 해양안전 관리를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동해바다를 이용 할수 있도록 안정적인 해양치안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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