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불신 폭발…제주항공 참사 현장 국정조사 '격앙'

기사등록 2026/01/20 16:43:54 최종수정 2026/01/20 19:26:24

형식적 브리핑·유류품 무단 정리 의혹에 유족 분노

격분 유족, 사조위 관계자 밀쳐…브리핑 중단까지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김유진 12·29 제주항공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2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현장 조사 도중 브리핑 중인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단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2026.01.20. leeyj2578@newsis.com

[무안=뉴시스]이현행 기자 = "왜 사고와 관련 없는 이야기만 하시죠? 책임 회피입니까?"

12·29 여객기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 조사가 열린 2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착륙 지점 활주로.

사고 당시 조류 충돌 예방활동 상황을 듣기 위해 모인 유가족들의 얼굴에는 슬픔보다 분노가 어려 있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조류 퇴치 방법과 현재 인력 등 사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브리핑을 하자 유족들은 '사고와 관련 없는 말만 하느냐' '당시 근무 인원이 몇 명이었느냐' 등과 같은 설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의 항의에도 국토부 관계자가 준비된 브리핑을 이어가자 유가족들은 더욱 격앙된 목소리로 사고 당시 상황과 무관한 설명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현장 조사에 참석한 특위 위원들도 '유가족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만 말해 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

참사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으로 발길을 옮긴 유가족들은 참아왔던 울분을 터뜨리며 국토부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이날 현장 조사를 앞두고 그동안 둔덕 근처에 있던 희생자 유류품과 기체 잔해 등을 유가족 동의 없이 말끔히 치웠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유족들은 '누구 허락 받고 유류품을 치웠느냐' '우리가 모를 줄 알았느냐'며 분노 섞인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이에 사고조사위원회는 '마지막 현장 조사가 예정돼 있는 잔해 보관 장소에서 해명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사고 현장을 마주한 유족들은 둔덕 주위를 빙빙 돌며 치워지지 않은 유류품이 있는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몇몇 유족은 여전히 남아 있는 불에 탄 기체 잔해를 발견하기도 했다.

마지막 현장 조사 일정인 잔해 보관 장소에 들어서자 유족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29 제주항공 참사 유족이 2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현장 조사 도중 브리핑 중인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단장을 밀어 넘어뜨리고 있다. 2026.01.20. leeyj2578@newsis.com
1년 넘게 비바람을 맞으며 노상에 방치된 잔해들이 눈에 띄자 유족들은 더는 흘릴 눈물조차 없어 멍하니 잔해만 바라봤다.

끝내 격분한 한 유가족이 브리핑 중이던 이승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단장을 밀쳐 넘어뜨리면서 현장 브리핑은 중단됐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둔덕 근처에는 전자시계 등 가족들의 유류품들이 분명히 있었다. 사조위 관계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전날 사고 현장을 말끔히 치웠다"며 "수사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현장이 하루 만에 바뀌었다. 어떻게 유가족들의 물건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는 지난 1년간 잘못 끼워진 단추를 바로잡고, 그간의 왜곡과 은폐를 멈추는 올바른 진상 규명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을 살피고 있다. 2026.01.20.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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