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온난화로 북극 빙하 녹아…그린란드 가치↑"
전문가들 "얼음 녹아도 극한 환경…과소평가 안 돼"
대서양 동맹 균열 조짐…EU, '무역 바주카포' 고려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년 내내 '사기'라고 주장한 기후변화가 그린란드 가치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 시간)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그린란드 가치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다른 지역보다 4배가량 빠르다. 이로 인해 천연자원이 노출되고 해상 운송로 가능성이 열리면서 군사 강국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북극해 빙하 면적은 일반적으로 3월 최대가 되고, 여름 내내 녹아 9월 최소치를 기록한다. 하지만 지난 50년간 얼어있는 기간은 짧아진 반면, 녹아 있는 기간은 길어져 신규 항로 가능성이 열렸다.
북극 중심부 얼음이 얇아지면서 쇄빙선이 뚫고 갈 수 있게 됐고, 러시아 연안 북극해 항로와 캐나다 북부 북서항로 외에도 '중앙 항로'가 개척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북극항로를 이용한 한 중국 컨테이너 선박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유럽행 일반 항로보다 여정을 20일가량 단축했다.
이 지역이 향후 여름철 녹은 상태가 되면 세계 무역 지형을 바꿀 수 있다. 그 시점은 지구온난화 속도에 따라 빠르면 수십 년 안에 도래할 수 있다.
셰리 굿맨 전 미국 국방부 환경안보담당 차관보는 WP에 "그린란드에서 추진하려는 경제 개발이 더 매력적인 요소가 된 건 부분적으로 해빙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셉 마이쿠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국장도 "북극해가 최소 계절적으로 해빙 상태가 되면 경제 및 안보 경쟁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무대가 될 것"이라며 "이런 변화가 예상된 지는 오래됐지만, 이제 전환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과학자들은 북극 해빙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여름철 얼음이 녹아있어도 여전히 극한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기후 과학자 재커리 라베는 "일반적으로 얼음은 강한 바람과 파도에 완충 역할을 한다"며, 비상 상황에 접근 가능한 항구가 거의 없어 선박에 대한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국가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대서양 동맹에는 균열이 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국가에 10%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 내부에선 이에 맞서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반(反) 강압 수단'(ACI)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U는 22일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해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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