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패소에…프랜차이즈 업계 "줄도산 우려"

기사등록 2026/01/15 14:12:16

피자헛 점주들 "부당하게 취득한 가맹금 돌려내라" 소송

대법원, 가맹점주 손 들어줘…"차액가맹금 215억 돌려줘야"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차액가맹금은 부당하다는 판결

프랜차이즈협회 "프랜차이즈 업체 줄줄이 무너질 수도"

업계 "차액가맹금이 잘못됐다는 인식 확산될까 우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피자헛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1.1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대법원이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업계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다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비슷한 내용의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다른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차액가맹금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이날 가맹점주 양모씨 등 94명이 한국피자헛 가맹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식자재·부자재를 공급할 때 공급가와 실제 조달가의 차이로 얻는 이익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앞서 2020년 12월 가맹점주 94명은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채 차액가맹금을 지급받았다며 이는 부당이득이므로 반환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본사 측은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꼭 포함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점주들로부터 부당이득을 취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 1심과 2심은 모두 가맹사업법상 본사가 가맹점주들로부터 가맹금을 받으려면 양자 간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가맹본부가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지급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을 두지 않아 본사가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번 소송에서 차액가맹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본사와 가맹점주 간 문서상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가맹사업법 제2조 제6호는 가맹금에 해당하는 구체적 항목을 나열하고,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3조에서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대법원 역시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으려면 그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피자헛과 가맹점주들 사이에는 차액가맹금 부과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다는 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이날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면서,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들에게 2016∼2022년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다만 한국피자헛이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인 탓에 차액가맹금 반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뉴시스] 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정문 앞에서 피자헛 본사를 상대로 차액가맹금 반환과 책임경영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피자헛가맹점총연합회 제공)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확산돼 있는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앞서 1·2심 소송에서 법원이 피자헛 가맹점주들의 손을 들어주자 BBQ·교촌·bhc·배스킨라빈스·투썸플레이스·버거킹 등 외식 브랜드의 가맹점주들도 비슷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차액가맹금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판결 결과가 다른 소송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며,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업체들의 경우 줄줄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로 ▲식자재 공급 구조의 가맹금 명문화 ▲정보공개서 기재 범위 확대 ▲가맹계약서 전면 수정 등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될까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업체 수익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실제로 법률 상으로도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며 "문제는 가맹점주와 합의를 해야 하며 이를 계약서에 명시해야 하는 것인데, 이번 소송으로 차액가맹금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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