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이서파출소에 감사"
[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10년 전부터 조카가 연락이 안 돼서… 혹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14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낮 12시께 전북 완주군 이서파출소로 한 남성이 찾아와 "조카를 찾아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간단한 지역 내 치안 민원 업무를 주로 맡는 파출소에서는 흔치 않은 도움 요청이었다.
이 민원인은 "10년 전에 조카가 호주로 갔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더 연락이 안 됐다. 경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냐"고 파출소를 찾아왔다.
이서파출소 직원들은 처음에 경찰이 운영하는 '헤어진 가족 찾기' 신청을 권유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그렇다고 민원인을 그대로 돌려보낼 수는 없던 파출소 직원들은 조카의 인적사항을 하나하나 물으며 정보를 모아갔다.
전화번호는 이미 타인의 번호로 바뀌어 있었고, 남은 정보는 부산으로 돼 있는 주소지뿐이었다. 경찰은 부산 내 관할 파출소에 "가족을 찾는다는 분이 계셔 집을 확인해줄 수 있냐"며 공조를 요청했다.
공조를 받은 부산 경찰은 두 차례 주소 속 자택을 찾았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메모 하나만을 남겨놓은 채 연락을 기다리던 파출소 직원들은 당일 늦은 밤 조카와 연락이 닿았다.
경찰로 전화를 준 민원인의 조카는 "최근에야 귀국해서 자리도 제대로 못 잡아서 가족과 연락할 엄두가 안 났다. 나 역시도 가족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10년간 떨어진 가족 간의 상봉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민원인은 직접 부산까지 내려가 조카와 만났고, 도움을 준 이서파출소 직원에게 가족과 만난 사진을 보내며 연신 감사 인사를 보냈다.
당시 근무 중이던 김동현 경위는 "이 내용이 파출소로 들어오기는 조금 흔치 않은 내용이었는데, 찾아오신 분들 사정을 들으니 저희가 도움을 드려야겠다 싶었다"며 "저희가 간단한 조회 정도 밖에 할 수가 없으니 민원인분들께 확실히 찾을 수 있다는 말씀은 못 드리고 우선 돌려보내서 (조카를) 찾아봤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가장 컸던 마음은 사정이 너무 안타까워서 꼭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조카분이 '자기도 가족을 만나고 싶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가 적극적으로 잘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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