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 잡히자 좌충우돌하는 트럼프

기사등록 2026/01/14 10:27:18 최종수정 2026/01/14 11:00:28

경제 어려움 오히려 심화할 위험 불구

기업에는 규제 위협, Fed에는 처벌 위협

[디트로이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모터시티 카지노 호텔에서 열린 디트로이터경제클럽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1.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물리적 힘을 사용하는 등 좌충우돌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민간 기업을 상대로 규제 위협을 하고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처벌을 압박하는 등 트럼프는 아무 것도 개의하지 않는다. 설사 그런 행동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어도 말이다.

지난 한 달 동안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퍼부었고 급기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트럼프는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신의 정치적 목표와 어긋난다고 여기는 관행을 가진 수많은 기업과 산업을 공격했다. 방위산업체들, 거대 석유 기업들, 대형 은행들, 부동산 투자자들까지 대상이 됐다.

트럼프는 13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이 같은 조치들 대부분을 선거에서 위임 받은 일로 규정했다.

그는 규제를 줄이고, 세금을 인하하며, 세계 무역을 재편하고, 팬데믹 이후의 충격과 높은 물가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국가에 경제 호황을 일으키려는 의제를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 주도 미국 경제 토대 위협

그러나 정책 입안자들과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지지자들까지도 그의 행동이 갈수록 예측 불가능하며 위험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처벌과 위협에 의존하는 트럼프 방식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의 토대를 위협한다고 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글렌 허버드는, 최근의 정책 급변이 특히 미국 기업들에게 큰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금리를 낮추면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해 주택 시장을 부양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Fed에 대한 잦은 공격과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가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신뢰를 훼손한다면, 그 결과는 오히려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트럼프가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13일에도 파월을 거듭 공격했다. 이날 소셜 미디어에서 다시 한 번 금리 인하를 요구했으며 연설에서는 파월 의장을 “못된 인간”이라고 부르며 공격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권한을 매우 광범위하게 인식한다는 점에서 전임자들과 다르다. 그런 권한 인식을 토대로 정부 조직을 재편하고 수백 만 명의 미국인을 추방하며 의회의 승인 없이 군사 작전을 수행해 왔다.

트럼프는 경제 문제에도 같은 접근법을 적용한다. 글로벌 관세 부과가 대표적이다.

◆합병 개입, 지분 매입, 가격 비난

트럼프는 또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 기업 영역에 직접 개입해 왔다.

취임 몇 달 만에 그는 미국 철강 합병에 개입했고, 반도체 기업 인텔과 다른 회사들의 지분을 사들였으며, 월마트 등을 상대로 가격 책정 관행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접근은 전통적으로 경제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선호해 온 보수 진영과 그를 충돌하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생활비 상승에 좌절한 유권자들 반발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자 공격과 위협을 한층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지난달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료품을 포함한 물가가 “엄청나게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매 가능성(affordability; 민주당에서 살기 힘들어졌다고 트럼프를 공격하면서 사용하는 용어)이라는 표현을 “가짜 단어”라고 부르면서도 보건의료비 감축 등 “더 많은 계획”을 약속했다.

트럼프는 신용카드 회사들을 비난하며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으며 블랙스톤 같은 대형 투자 회사들이 단독 주택을 매입해 주택 가격을 끌어올린다고 주장하며 이를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건강보험 회사 경영진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보험료 문제를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시행 사례는 드물어

그러나 이들 중 어느 것도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실제로 시행하지도 않았다.

구매 가능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안이지만 레이시온을 포함한 방위산업 거대 기업들을 비난하고 임원 보수 체계와 자사주 매입을 문제 삼았다.

엑슨 모빌이 석유 대기업이 베네수엘라 투자에 소극적이라며 베네수엘라에서 활동을 차단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의 행동들 일부는 주택 가격, 건강보험료, 신용카드 수수료 상승 등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가 제기해 온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트럼프는 진보적인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같은 편에 서기도 한다.

그럼에도 민주당 정책 입안자들은 트럼프가 대부분의 정책 목표를 의회와 대화가 아닌 위협과 공격을 통해 달성하려 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헤더 부셰이는, 트럼프의 행동이 기업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익숙해진 기업들 "그러려니…" 침묵

그는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트럼프의 극단적 위협이 현실화되지 않았으며 “결국에는 잘 풀릴 것”으로 예상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셰이는 특히 트럼프가 파월을 다시 공격했음에도 기업 경영진과 금융 시장이 크게 개의하지 않은 것을 그 사례로 꼽았다.

부셰이는 그러나 “제도가 언제까지나 버텨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계가 어딜 지 크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