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 구분 옥천에선 "생활권 무시…쓸 곳이 없다"
보은·영동선 "읍면 구분없이 지역 어디서든 사용"
[옥천=뉴시스]연종영 기자 = 충북 인구소멸위험지역 지자체들이 지급할 농어촌 기본소득과 민생안정지원금의 사용지역 제한 규정을 놓고 부작용과 불편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은군과 영동군은 민생안정지원금을 이달 26일부터 2월27일까지 지급한다고 14일 밝혔다.
영동군은 216억원을 4만3231명(1월1일 주민등록 기준)에게 1인당 50만원씩 선불카드에 넣어 지급하고, 보은군은 192억원을 3만529명에게 1인당 60만원(선불카드)씩 나눠준다.
보은군은 1차 지급기한에 30만원을 지급한 후 상반기(4~5월 예정)중 한 차례 더 30만원씩 지급한다. 두 지자체가 지급할 민생안정지원금은 11개 읍면 구별없이 군 행정구역 안에서 쓸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기본소득을 군민 1인당 15만원씩 2년간 매월 지급하는 옥천에선 사용지역이 엄격히 제한한다.
군은 9개 읍면을 1권역(옥천읍)과 2권역(8개 면)으로 구분하고 사용처를 권역별로 제한할 방침이다.
군 전체 인구의 59%(약 2만9400여 명)인 옥천읍 거주자는 9개 읍면 어디서든 지원금을 사용하지만 나머지 41%(2만300여 명)인 면 지역 주민은 8개 면에 있는 사업장에서만 소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농어촌 기본소득사업 시행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침을 지키고 일시에 푸는 자금이 산간벽지까지 스며들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지역내 소비유도, 농어촌 공동화 방지, 예산의 역외유출 방지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게 농식품부와 옥천군의 견해지만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불일치, 읍면별 형평성 침해, 주민의 소비선택권 방해 등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지적도 있다.
농산촌 주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집 주변, 생활권에서 기본소득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옥천은 대전광역시, 충남 금산군, 충북 청주시·영동군·보은군 등과 행정구역 경계선을 접하지만 주민 생활권은 경계와는 무관하게 형성돼있다.
지난 12일(청산면)부터 9개 읍면을 순회하며 기본소득사업의 취지와 추진방식을 설명 중인 황규철 군수는 "청성·동이·군서·군북면에선 상권 인프라가 없어 돈을 받아도 쓰지 못할 것이란 불만이 나온다"며 "인구 유입(유출 억제)과 더불어 면단위 지역에 자생적으로 소비처가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게 기본소득 지급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성면을 예로 들면 인구 2251명이 월 지원금 15만원씩 받으면 한달 평균 3억3000만원이 지역에 풀리고, 그 돈이 풀리면 없던 미용실·식당·옷가게·소매점이 생겨 상권을 만들 것 아닌가"라면서 "이것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추구하는 미래의 농촌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황 군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끝나는) 2년 뒤 시골 마을 상권이 어느 정도 변하는지에 따라 사업의 연속성이 판가름날 것”이라며 “마을협동조합 구성, 공동체 활력방안 등 소비처를 마을 스스로 확대하는 대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농촌마을이 선거구인 옥천군의원은 "변변한 식료품 가게도 없는 시골에 2년간 돈이 풀린다고 수입구조의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할 자영업자가 있겠나"라며 "기본소득이건 소비쿠폰이건 행정구역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권 중심의 사용처를 '광역적으로' 설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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