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선별 거쳐 국민참여 또는 일반재판 결정
文측 "공소장에 무관 사실 기재…檢 트럭기소"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전 사위의 급여와 관련해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73)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속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내달 말까지 증거 선별 절차와 관련한 양측 의견을 들은 다음, 문 전 대통령 재판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정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는 13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의원의 4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으나 이 전 의원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지난 준비기일과 마찬가지로 증거 선별 절차를 이어갔다.
이날 문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공소장에 공소사실과 무관한 사실을 몇배 분량으로 기재하고 무관한 증거를 마구잡이로 제출하는 '트럭 기소'를 했다"며 검찰이 신청한 증거 중 상당 부분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지난 기일에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대통령 직무 권한 대상이 되는 이 전 의원이 제공하는 일자리임을 알면서도 취업하게 해 뇌물을 수수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검찰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사전 내정과 부당 지원 행위, 이스타 항공 인허가 등을 공소장에 기재해 부당한 의사로 국정을 운영한 것처럼 예단을 주고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법관에게 예단을 심어주고 공소사실과 무관한 증거조사를 강요해 형사공판의 이름으로 피고인에게 제도적 고문을 자행하고 있는 대표적 검찰권 남용 사례"라고 강조했다.
법정에 나온 이 전 의원도 "제가 대표이사도, 회장도 아닌데 타이이스타젯에서 월급을 준 것을 제 업무상 배임으로 기소하느냐"며 "기소 자체가 엉터리니 증거 선별 과정에서 (무관한 증거를) 기각해 달라"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사실 자체가 구체적인 범죄 행위 사실뿐 아니라 범죄 행위와 범의를 판단하는 경위 사실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며 "경위 사실은 공소장에 들어가지 않고 판결 이유에서 판단되는 내용이다. 상당 부분 공소장에 이관돼 증거 선별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 됐고, 그 과정에서 본안과 선별 절차가 뒤섞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내달 말까지 증거 선별과 관련한 양측 의견을 들은 다음,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앞서 재판부는 증거 선별 절차가 원활히 진행돼 증인이 7~8명으로 압축되면 국민참여재판 진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증거 선별 절차를 마친 뒤 3월 초중순께 5차 준비기일을 진행할 방침이다. 재판부는 기일을 추후 통지할 예정이며, 선별 결과에 따라 해당 준비기일엔 국민참여재판 또는 일반재판을 위한 준비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전주지검은 지난해 4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전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하고 있던 타이이스타젯에 자신의 옛 사위인 서씨를 채용하게 한 뒤 지난 2018년 8월14일부터 2020년 4월30일까지 급여·이주비 명목으로 594만5632바트(한화 약 2억17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서씨를 채용해 급여와 이주비 명목의 뇌물(한화 약 2억1700여만원)을 공여한 혐의와 함께 항공업 경력 등이 없는 서씨를 채용해 지출된 급여 등으로 인해 타이이스타젯에 손해를 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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