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대통령 때 제련소 설립
이후 50년 공백 메운 韓기업 투자
中 의존 끊는 핵심광물 공급망
정부 지원 결합한 전략 사업
제련·정제 동맹 복원의 시험대
안보·산업 잇는 새 파트너십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테네시주 클락스빌 통합제련소 프로젝트는 단순한 해외 설비 투자를 넘어, 중국 중심의 글로벌 광물 정제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산업·안보 전략과 맞물린 '동맹형 산업 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수십 년간 휴명 상태였던 클락스빌 제련소를 재건해, 사실상 미국 최초의 신규 대형 통합 제련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조원 이상(총 74억3000만 달러)이 투자될 전망이다.
한·미 합작 구조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미국 정부와 JP모건 체이스가 약 19억 달러를 지원하며, 세액공제와 보너스 감가상각 등 연방·주 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도 포함된다.
미국 정부 지원과 세제 인센티브를 합한 규모만 14억4200만 달러에 달한다. 상업 가동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가동 이후 클락스빌 제련소는 연간 아연 30만톤, 납 20만톤, 구리 3만5000톤, 전략금속 5100톤을 생산한다. 생산 품목은 총 13종으로, 이 중 11종이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 광물에 해당한다.
전기차, 에너지 인프라, 방산 산업 확대로 미국 내 구리와 아연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자체 공급 능력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어서,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를 통해 북미 핵심 광물 시장의 주요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제련·정제 공정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과 맞물린다.
중국은 희토류와 전략 금속을 중심으로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자원 안보를 무기화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광물 확보의 병목 구간으로 꼽히는 중후방 공정을 동맹국과 함께 복원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된 배경에는 기술 경쟁력도 자리잡고 있다.
고려아연은 세계 유일의 아연·연·동 통합 공정을 통해 유가금속 회수율을 최대 96.5%까지 끌어올렸으며, 안티모니와 인듐 등 방산·반도체 핵심 소재를 포함해 22종의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대규모 제련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스크랩과 폐배터리 등 2차 원료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자원순환 기술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강점으로 평가된다.
미국 내 사업 확대는 희토류 분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폐영구자석을 활용한 희토류 리사이클링 사업에 진출한다.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100톤 규모의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생산 시설을 구축해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등을 한미 양국에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광물 전략의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앞으로 미국 내 광물·희토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기준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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