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란드의 핵심 광물과 천연자원에 눈독
트럼프 구상이 실제 채굴로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듯
북극 환경·초기 투자 비용·현지 반발 등 예상돼
[서울=뉴시스] 김상윤 수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의 희토류 등 미개척 광물 자원에 막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 개발에는 난항이 잇따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희토류는 전투기, 전기차, MRI 스캐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필수적인 재료다.
12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의 지하자원 개발을 희토류 금속에 관한 중국의 독점적 지배력을 약화시킬 방안으로 보고 있으나, ▲얼음으로 덮힌 북극 환경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현지인의 반발 ▲기후 변화라는 변수 등 걸림돌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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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며 "지금 매우 전략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국가안보보좌관인 마이크 왈츠는 2024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가 그린란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핵심 광물과 천연자원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는 별개로 그린란드에 묻힌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북극 환경
우선 북극의 혹독한 환경이 걸림돌이 된다. 그린란드는 면적의 80% 이상이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상당수의 광물 매장지는 북극권 위쪽의 외딴 지역에 위치해 있어 광물 추출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 해당 지역은 1.6km 두께의 빙하로 덮여있고 일 년 중 상당수 기간 동안 극야가 지속되는 곳이다.
그린란드에는 채굴 사업을 현실화할 인프라와 노동력도 부족하다.
말테 훔페르트 북극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린란드를 미국의 희토류 공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공상과학(SF) 소설에 가깝다"고 말했다.
◆황금 항아리 신화
미국 기업들이 그린란드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 자체가 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야콥 푼크 키르케고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그린란드의 무지개 끝에 '황금 항아리'가 있었다면 민간 기업들이 이미 진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납득시킬 사업 논리를 만들기 매우 어렵다"는 설명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재정적 인센티브와 보증을 제공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 일대의 빙하가 녹으면서 일각에서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기대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그린란드 광산 개발의 환경적 난관을 극복할 만큼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빙하가 녹으면서 일부 항로가 열리기는 했지만, 동시에 지반이 불안정해져 시추가 어려워지고 산사태의 위험도 졌다.
북극연구소의 훔페르트는 "기후 변화가 곧 (개발이) 쉬워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단지 얼음이 덜 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린란드의 엄격한 환경 규제가 광범위한 광산 개발에 비용과 난이도를 더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러한 규제는 환경을 보존하려는 현지 주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개발을 위해 환경 규제를 무력화하려 한다면 현지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키르케고르는 "적대적인 지역 정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방된 시장
이 같은 걸림돌 외에도 그린란드를 미국이 강제로 장악해야 할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그린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의 영토일 뿐 아니라 베네수엘라와 달리 외국 기업의 활동이 가능한 '개방된 시장'이다.
그린란드는 지난 수십 년간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해 왔다. 현지에서는 공격적 발언 없이도 사업 기회가 열려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크리스티안 켈드센 그린란드 기업협회 전무는 "그린란드를 점령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의 투자와 협력에 열려있다"며 "예의 있게 행동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데 왜 '나라를 점령하겠다' 같은 말을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친구에서 불량배로
그린란드를 미국에 매각하려면 국민투표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편입되는 데 찬성한 비율은 6%에 불과하고 85%는 반대했다.
애덤 라주네스 세인트 프랜시스 자비에 대학교 캐나다·북극 정책 석좌는 "그린란드를 점령하겠다는 발언이 오히려 미국의 경제·전략적 목표를 훼손하고 그린란드·덴마크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친구나 파트너가 아닌 저항해야 할 불량배(bully)로 인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켈드센 전무는 "현재 미국과 관련된 모든 것이 적신호다"라며 "모두가 '내가 우리나라를 점령하려는 누군가를 돕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픔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sy@newsis.com